한국일보

경제지표 나아졌다는데 체감경기는 영?

2018-02-21 (수)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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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일자리 증가 등, 카운티 전망 낙관불구

▶ 한인들 “영업 안돼” 울상

2018년도 샌디에고 카운티 경제전망은 ‘맑음’으로 예상됐다.

정치 및 경제 부동산 건설 관련 통계를 분석 기관인 Our City San Diego에서는 카운티 올 한 해에는 인구 증가와 더불어 신규 일자리 창출, 낮은 금리 유지 등으로 인해 2018년도 경기가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또한 카운티 시 정부는 물론 샌디에고 주립대 및 포인트 로마 나사렛 대학의 부동산학과 등에서도 올 한 해 경기가 전년도에 비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정부 및 각종 경제 전문가들이 발표하는 체감경기는 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샌디에고 국경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 모씨는 “주류 매체 및 정부 및 대학의 경제 관련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올 한 해 경기가 호조세를 보인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일반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그렇지 못하다”며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런 발표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콘보이 한인 타운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한인 박모 씨도 같은 입장이다.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거래처를 방문하면 한결같이 장사가 되지 않아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거래 규모를 보더라도 이들 업주들이 상투적으로 하는 말들이 아닌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경기지표가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인 업주들의 이와 같은 동일한 반응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류사회에서 발표하는 통계 수치와 소규모 자영업자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지역 경제 전망을 두고 주류사회와 한인 업주들과의 온도차가 다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최저 임금을 포함한 물가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샌디에고지점의 이상엽 지점장은 “한인들의 업소는 최저 임금에 민감한 식당이나 페인트, 조경 등과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며 “최근 임금을 포함한 보혐료, 식재료 등이 상승했지만 이를 시장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생겨 경기상승 효과를 보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임금을 포함한 각종 물가가 상승했지만 식당에서는 더 이상 음식가격을 올릴 수 없어 주류 경기 흐름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월마트나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 매장과 온라인 쇼핑 등으로 인해 한인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월마트에 관한 연구인 ‘월마트 이펙트’에 따르면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는 부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월마트가 입점한 지역은 초기 수년간은 고용창출 및 세수 증대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지역 도소매업소가 줄줄이 문을 닫는 부정적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내셔널 시티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저가로 각종 잡화를 판매하고 있는 한인 김모씨의 경우 월마트가 바로 길 건너 입점하면서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김 씨는 “월마트가 입점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난 2000년 초 매출 하락을 우려해 가게를 팔려고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매출은 월마트 입점 전후를 비교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이 지역에서 소매업을 하던 최 모 씨도 최근 경기 압박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

최 씨는 “월마트 입점이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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