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전 AR-15 반자동소총 구입 집에 보관
▶ 평소 집주변 다람쥐·토끼 등 수시로 죽여

14일 플로리다 주 고교에서 총기 참극을 벌인 니콜라스 크루스(19)이 오렌지 수의를 입고 플로리다 브라워드 카운티 법정에서 인정심문을 받는 모습이 법정 모니터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AP]
지난 14일 플로리다 주 고교에서 총기 참극을 벌인 니콜라스 크루스(19)의 명확한 범행동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이 학교 학생이었던 크루스가 전 여자친구의 남자친구와 싸움을 벌인 것 등과 관련해 지난해 퇴학당했다는 증언이 학생들 사이에서 나왔다.
수학 교사인 짐 가드는 총기참극 이후 학생들로부터 들었다면서 크루스가 한 여학생에게 스토킹 수준의 집착을 보였었다고 전했다. 한 여학생은 “누군가 일을 벌이면 그(크루스)가 될 것이라고 모든 사람이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스의 친척에 따르면 크루스와 그의 형은 어렸을 때 뉴욕 롱아일랜드 출신의 부모인 린다와 로저 크루스에게 입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 로저 크루스는 10년 전에, 어머니 린다는 지난해 11월 각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스의 친척들은 크루스가 의기소침해 있었지만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정신적으로 특별히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친척들의 변호사인 짐 루이스가 전했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퇴학을 당한 뒤 가족들의 권유로 대입 자격 검정시험(GED)을 위해 ‘성인교육과정’에 다니고 있었지만 범행 당일 아침에는 “오늘은 밸런타인데이”라면서 등교를 거부했다고 NYT가 전했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로 알려진 ‘더 리퍼브릭 오브 플로리다’(the Republic of Florida) 측은 크루스가 단체 회원이었고 준 군사훈련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를 이끄는 요르단 예레브는 “크루스는 여자친구와 문제가 있었다”면서 “밸런타인데이에 범행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소매업체인 달러 트리는 크루스가 파크랜드에 있는 자신들의 매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크루스의 ‘기행’에 대한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크루스는 집 주변에서 다람쥐나 토끼는 물론 이웃집 뒷마당에서 기르고 있던 닭에 총격을 가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밝혔다. 한 이웃은 “동물을 죽이는 것은 이 젊은 친구(크루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크루스가 공기총으로 닭을 사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평소 총기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등 무기에 상당히 집착했던 것으로 알려진 크루스는 1년 전에 AR-15 반자동소총을 합법적으로 구입했다. 18세 이상에게는 판매가 합법적인 총기류였기 때문이다.
크루스는 가족들의 요구로 총기를 집에 잠금장치를 하고 보관하고 있었지만 열쇠는 본인이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루스는 범행 하루 만에 주황색 죄수복 차림에 수갑을 찬 모습으로 브로워드 카운티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시선을 바닥으로 응시한 채 이름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만 “네”라는 대답만 했다.
이번 총기 참극으로 17명이 사망하고 최소 10여 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 숫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