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사회에서 급증하는 인신매매

2018-02-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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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노예시장’인 인신매매가 미국, 특히 이민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람을 사고파는 음습한 범죄의 블랙마켓이어서 공식통계는 없지만 2016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35.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국 인신매매 핫라인은 보고했다. 또 각 지역 검찰의 통계에 의하면 국경·항구·공항·빅 마켓의 요소를 갖춘 LA,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등을 포함한 캘리포니아가 전국에서 인신매매 사건 신고 1위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피해자 2,100만 명, 연 1,500억 달러 규모인 인신매매는 계속 ‘성장 중’인 비즈니스로 알려졌다. 좋은 돈벌이여서다. 특히 성매매는 강제노동 등 다른 인신매매보다 수익성이 6배나 높다고 한다. 5명의 소녀를 ‘확보한’ 인신매매 브로커의 1년 순수입은 80만 달러에 이른다고 LA카운티 쉐리프는 전한다.

이번 주 초 LA 쉐리프는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3일간의 인신매매 집중단속 작전으로 500여명을 체포하고 11명의 소녀들을 포함한 56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결손가정의 자녀들, 언어가 미숙하고 체류신분이 불안한 이민자들이 인신매매 조직의 손쉬운 타겟이다. 일단 이들의 범죄망에 걸려들면 피해자들은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서 살 것인가 등 모든 일상을 통제당하며 “말을 안 들을 경우 폭행을 당한다”고 켄트 위제너 수사관은 말했다.


성매매는, 부끄럽지만, 우리에게 낯 선 분야가 아니다. 한인타운이 성매매의 온상지로 미 언론에 보도되는 낯 뜨거운 사태도 여러 번 겪었다. 1월 인신매매 인식의 달을 맞아 한인가정상담소가 지난 29일 밝힌 인신매매 실태는 아직도 이 같은 범죄가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신고된 전체 아태계 피해자 중 3분의 1이 한인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뿐 아니라 사기, 위협, 폭력에 의해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사례들도 보고되었다.

한 인권운동가는 “인신매매는 수요와 탐욕이 만나는 곳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LA 쉐리프 단속작전에서 체포된 사람들 중 178명은 성매수자 들이었다. 성매수자 들 중엔 안정된 직장과 가정을 가진 기혼자들, 커뮤니티의 지도층 인사들도 상당수라는 쉐리프의 보고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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