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작년 12월 조기 지원 합격자 발표가 끝났고, 불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정시 지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정시 발표를 기다리는 부모나 학생들은 초조하다. 불합격이라는 통보는 학생들에게 실패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조기 전형에서 불합격된 것을 실패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아직도 정시 지원 발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무한 경쟁사회에서는 누구나 실수 또는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이럴 때 자녀는 부모의 따뜻한 격려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더 필요한 것이 있다. 실수나 실패했던 기억을 빨리 없애기보다 자녀 스스로 좀 더 느끼고 간직하게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에게 실천하기 어렵고 잔인한 소리 같지만 실패라는 유쾌하지 않은 기억과 고통을 자녀가 간직하게 하는 것도 좋은 가르침이 될 수 있다. 항상 부모로서 옳은 반응과 가르침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조기 지원에서 불합격된 이유는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하자.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낮은 학교 성적 혹은 무리한 지원, 형식적 과외활동 등이 있을 수 있다. 학생 스스로 반성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자.
실패나 실수를 경험한 십대들은 반드시 자신의 죄책감과 씨름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경험이 미래에 같은 실수와 실패를 하지 않게 도와준다. 단, 부모는 자녀의 실수나 실패에 대해 비난하거나 꾸짖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지금 힘든 기억이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릿속에서 지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10대 자녀들은 이제부터 더 많은 실수와 실패를 하게 될 것이다. 실패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즐기고 아파하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자.
명문대학에 입학하길 원하는 부모가 있었다. 9학년 때 학교 성적이 잘 나오지 않자 경쟁이 심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아시안이 거의 없는 사립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그 결과 학생은 명문 공립대학에 진학했지만 기대만큼 대학에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대학을 옮길 수는 없다.
결국 학생은 ‘갭이어’를 선택했다. 그리고 여름방학마다 수업을 들으며 모자란 학점을 채웠다. 졸업 후 원하는 회사에 입사했다. 쉽고 빠른 길은 없다.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즐겁게 받아들이자. 필요하다면 실수나 실패에 대한 죄책감은 되씹고 불쾌한 실패의 경험을 상기하자.
대학에 떨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자녀들은 드디어 어른이 되는 것이다. 지금 대학에 합격하지 못해 힘든 고통의 시간을 마음속에 새겨두는 것도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 졸업 후 법대나 의대 진학, 대학원 진학 또는 직장에 지원할 때 지금의 이 불쾌한 경험이 실패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 비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누구든 실패를 맛보는 것은 즐겁지 않다. 더 즐겁지 않은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실패의 쓴맛을 가슴속에 담아두자. 너무 일찍 지워버린다면 미래에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 대학에 떨어진 것을 실패라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합격하지 못한 원인을 반성하고 그 결과에 대해 죄책감이나 후회를 느끼는 과정은 필요하다. 이런 과정이 없다면 실패나 실수를 너무 당연히 받아들이거나 미래에 같은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즐기는 실패, 그리고 불쾌한 실패 경험을 가슴속에 담아 자극제로 사용하는 지혜가 자녀에게 필요하다. daisymincounsel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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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