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현, 호주 오픈 8강 진출

2018-01-2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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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코비치 꺾고 한국 선수 최초로

▶ 다음 상대는 샌드그렌

정현, 호주 오픈 8강 진출

정현이 22일(현지시간)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세르비아의 노바크 조코비치(14위)를 3-0으로 제압, 한국선수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정현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AP]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58위·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8일째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0(7-6 7-5 7-6)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정현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 2000년과 2007년 역시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이 기록한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 16강을 뛰어넘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정현은 '2년 전 호주오픈 1회전에서 조코비치에게 0-3으로 패한 걸 설욕한 기분이 어떠냐'는 장내 아나운서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그저 기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코비치의 상징은 코트 구석을 노리는 날카로운 스트로크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정현의 샷이 조코비치보다 훨씬 예리했다. 정현은 "조코비치는 어릴 때 내 우상이었다. 그를 따라 한 덕분에 (날카로운 샷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정현은 1세트와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대결 끝에 힘겹게 따냈고, 2세트 역시 게임 스코어 7-5로 잡았다. 그는 "조코비치보다 젊기에 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웃었다.
정현, 호주 오픈 8강 진출

조코비치의 축하인사를 받는 정현 [AP]


정현의 8강 상대는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이다. 샌드그렌 역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올랐다.

1996년생인 정현은 수원 영화초등학교, 수원북중, 수원 삼일공고를 거쳐 현재 한국체대에 재학 중이다.

아버지 정석진 씨가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을 지냈고, 형 정홍(25)도 현대해상에서 실업 선수로 활약 중인 '테니스 가족'의 막내다.

어릴 때부터 고도근시와 난시로 고생한 그가 시력 교정을 위해 초록색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테니스를 시작한 사연은 이미 잘 알려졌다.

지금도 투어에서 드물게 시력 교정을 위한 안경을 쓰고 코트에 나서고 있으며 경기가 중단될 때마다 안경을 벗고 땀을 닦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세계적 권위의 국제 주니어 대회인 오렌지볼과 에디 허 인터내셔널 12세부에서 2008년 정상에 올랐고, 2011년에는 오렌지볼 16세부를 제패했다.

또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우승으로 병역에 대한 고민 없이 투어 활동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단식 우승으로 국가대표로서도 맹활약한 정현은 지난해 넥스트 제너레이션 정상에 오르며 2003년 이형택(42·은퇴)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한국 선수로 ATP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또 지난 시즌까지는 서브가 강한 선수에게 약점을 보인다는 평이 있었으나 올해 존 이스너(16위·미국), 즈베레프, 다닐 메드베데프(53위·러시아), 조코비치(14위) 등 내로라하는 '광속 서버'들을 줄줄이 연파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현은 호주 오픈 8강 진출로 상금 44만 호주달러(3억7,600만원)를 확보했다. 랭킹 포인트도 360점을 얻게 돼 40위대로 점프할 수 있다. 정현이 8강에서 승리하면 88만 호주달러(약 7억5600만원)를 받게 된다. 결승에 오르면 200만 호주달러(약 17억1800만원), 우승하면 400만 호주달러(약 34억3500만원)를 받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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