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정체성이 내 성장의 원동력”

2018-01-15 (월)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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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프업 /노던밸리 리저널 하이스쿨 올드타판 10학년 윤도영 군

“한인 정체성이 내 성장의 원동력”
매년 15차례 취타대 공연...세계 국악대회 ‘대상’
‘대통령 자원봉사상’. ‘차세대 지도자상’수상

“뿌리를 제대로 알아야 굳건하게 나 자신을 성장시킬수 있죠.”
노던밸리 리저널 하이스쿨 올드 타판 10학년에 재학 중인 윤도영(16.영어명 스티븐)군은 뉴욕취타대의 핵심멤버로 뉴욕과 뉴저지를 종횡무진 누비며 한국의 얼을 알리고 있다.

6살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학교에서 한글과 사물놀이를 꾸준히 배워 온 윤군은 2년전 뉴욕취타대에 합류했다. 매년 약 15차례씩 뉴욕취타대 소속으로 공연에 나서는 윤군은 북과 모듬북을 맡으며 뛰어난 재능으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고 있다.


2014년 뉴저지 동화문화재단 경연대회에서 뉴욕한국문화원장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6년에는 아시안전통공연예술대회에서 뉴욕 총영사상과 세계 국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뉴욕시의 다문화 행사 ‘크리에이트뉴욕(Create NYC)'에 형과 동생과 함께 사물놀이를 선보이며 현장을 방문한 빌 드 블라지오 시장의 뜨거운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활약 뒤에는 말그대로 ‘피나는’ 윤군의 노력이 숨어 있다. 손에 피가 나는 것도 모른 채 북에 몰두하는 연습벌레인 윤군은 집에서 연습하는 것도 모자라 매주 목요일마다 노스베일의 집에서 플러싱 뉴욕취타대 연습실까지 왕복 두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일취월장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춘승 뉴욕취타대 단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습벌레로 국악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노력, 인성을 모두 갖춘 인재”라며 “실력 만큼이나 리더십도 갖추고 있어 공연시 편안하게 팀의 분위기를 이끄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윤군을 평가했다.

본인의 실력을 쌓는 것 뿐 아니라 한인 어린이들에게 국악을 가르치는데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체리힐의 남부뉴저지 통합한국학교에서 2년째 교사로, 또는 보조 교사로 꾸준히 학생들에게 국악을 교육시키는 등 다양한 활동은 2017년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과 2016년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차세대 지도자상을 수상하는 데에 원동력이 됐다.

위기 속에서도 팀을 구해내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는 NBA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리더십을 가장 닮고 싶다는 윤군의 꿈은 패키징 엔지니어다. 사물놀이 공연이 끝날 때마다 덩치가 큰 모듬북 등 국악기를 포장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경험한 애환이 패키징 엔지니어로서의 꿈을 꾸도록 그를 이끌었다. 패키징 엔지니어가 돼 큰 악기들을 효율적이고 손쉽게 포장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윤군은 국악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뿌리를 알아가는 것 만큼이나 일상에서도 긍정의 에너지를 샘솟게 한다고 설명했다. 윤군은 “국악의 흥은 학업이나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해주기 때문에 대학에 가서도 국악을 계속하고 싶다”며 “형과 동생은 사물놀이를 하고, 엄마는 한국무용을 하기 때문에 아빠가 국악을 배우게 되면 언젠가는 가족 한국 전통공연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코리안클럽에서 간부를 맡아 요즘은 교내 다양성 축제에서 보여줄 한식 배우기에도 여념이 없다는 윤군은 남부뉴저지 통합한국학교의 안젤라 정 교장과 LG 전자 미주법인에 근무하는 윤기석씨의 3남중 둘째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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