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을 열어가는 한 해

2018-01-13 (토) 김명욱 / 뉴욕지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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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있을 때다. 1970년 입대하여 1973년 제대했다. 만 34개월. 철책선이 가까운 전방에서 사병으로 복무했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허리까지 차곤 했다. 상병이 되어 병장으로 전역할 때까지 전방 부대장 숙소에서 근무했다. 이 때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무럭무럭 자라더니 커다랗고 누런 황금빛 개가 되었다.

시골에선 이런 개를 누렁이라 부른다. 지금도 군대 밥을 먹고 자란 누렁이가 가끔 생각나곤 한다. 특히, 올해는 황금 개띠 해인 무술년(戊戌年)이다. 1958년에 이어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개띠 해다. 황금빛을 내는 누렁이는 풍년과 다산(多産)을 상징한단다.

새해가 되면 새해 덕담들을 주고받는다. 올해는 어떤 덕담들을 주고받았는지. 그리고 새해가 되면 한 해를 어떻게 살아야 되겠다는 결심들을 하곤 한다. 올해는 어떤 결심들을 하였는지. 작심삼일이라 했나. 아니다. 이 해의 끝까지 밀고나가야겠다.


새해의 덕담으로 세 가지를 권하고 싶다. 첫째는 마음 다스리기. 둘째는 건강유의. 셋째는 이웃돌보기 등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세상사 모두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마음만 잘 다스리면 세상만사가 다 평안해진다. 마음은 바다같이 넓어질 때가 있다. 그런가 하면 바늘 끝보다도 더 작아질 때도 있다. 이게 마음이다.

그러니 다스려야 한다. 그것도 잘 다스려야 한다. 단 한 순간도 내버려 두어서는 안되는 게 마음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마음. 눈에는 안 보이지만 분명히 있다. 바람이 눈엔 안보이지만 나뭇잎이 흔들림을 보고 알듯이 마음은 얼굴과 눈빛 그리고 삶을 보면 안다.

마음이 밝으면 얼굴도 밝다. 마음이 순수하면 눈빛도 순수하다. 마음이 떨고 있으면 눈빛도 떨린다. 또 마음은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음은 순간 속 얼굴에도 담겨 있지만 사람의 삶 속에 담겨 늘 함께 살아가고 있다.

건강. 어떻게 건강에 유의해야 할까. 안 좋은 습관부터 끊어야 하겠다. 특히 담배와 술. 담배를 끊고 술을 끊으면 폐암이나 간암 같은 병은 피해갈 확률이 훨씬 크다. ‘친구 좋고, 술 좋고, 세상 좋고’ 그러다 세상 떠난 친구들이 꽤 된다. 정신건강 운운하지만, 병이 도졌을 때에는 이미 늦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고통이 따른다. 자신도 아프지만 가족들도 함께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그들에겐 마음의 아픔이 따르기 때문이다. 육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 건강도 중요하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건강한 정신이 건강한 육체를 가지게 할 수도 있다. 좋은 생각 많이 해야 된다.

이웃은 누구일까. 좁은 의미론 가족이 되겠다. 부모와 형제자매, 남편과 아내나 자식들. 넓은 의미로는 커뮤니티와 세상 모두가 이웃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웃 돌보기란 너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지 말자는 의미다. 가족을 돌보는 것은 의무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눈을 세상으로 돌려보면 우리의 이웃엔 너무나 불행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적으론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게 있다. 간접적으론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나 기관을 돕는 것이 있다. 이런 이웃돌보기를 통해 세상은 좀 더 훈훈해지지 않을까.

희망 찬 새해가 열렸다. 그 희망 속에 새해에 결심한 변치 않을 마음을 담아 보자.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려 있지 않나. 큰마음을 키워보자.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겠고. 자원봉사나 후원으로 이웃돌보기를 통해 세상을 더 훈훈하게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황금개띠의 2018년, 희망을 열어가 보자

<김명욱 / 뉴욕지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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