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0년 후 1,000년 후

2018-01-10 (수) 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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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서 올해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궁금하다. 작년이나 올해나 비슷한 환경에서 살게 되겠지만 100년 전, 100년 후, 1,000년 전, 1,000년 후,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예측해 보자. 아마도 인류의 나아갈 방향이 보이지 않을까.

100년 전, 즉 1918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월8일 우드로 윌슨 미 대통령이 국제연맹 창설 등을 포함한 14개조 평화원칙을 제창했고, 7월16일 레닌이 부상하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기반을 닦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11월 종료되었지만 가혹한 배상조건이 새로운 전쟁을 낳는 불씨가 되었다.

한국은 1918년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고 동양척식회사는 토지조사를 완료하며 수많은 토지를 앗아갔다. 미국은 1917년 전쟁에 참여함으로써 1918년 지구상 가장 강력한 나라로 부상했고 1900~1910년 사이 수백만 명의 이민자들이 엘리스 아일랜드를 통해 들어와 미국에서 꿈을 키웠던 시기다.


그러면 100년 후인 2118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주과학자, 건축학자, 공학교육자 등이 가상한 일들을 종합해 본다.

2118년에는 사방팔방 거미줄처럼 엮인 고가도로에 수퍼 초고층 빌딩이 자리하여 구름이 테라스에 떠있을 것이다. 지하건물과 수상도시도 급증하는데 이는 지구 온난화, 늘어난 인구, 치솟는 땅값이 원인이다. 도심마다 우주정거장이 생겨 달, 화성으로 여행을 갈 것 같다.

인공지능 개발로 내 생각이 다른 사람 두뇌에 전달되고 인공수정이 발달하여 굳이 힘들게 임신 출산을 하지 않을 것이고 가정용 의료캡슐도 있을 것이다. 결혼관도 변해 수시로 상대방을 바꾸는 계약결혼이 성행할 수 있으며 지금의 비트코인 광풍처럼 글로벌 전자화폐가 지폐를 대신할 것이다. 남극이 개발되어 펭귄과 물개가 사라지고 북극이 개발되어 흰곰도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1,000년 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나?

중세유럽에서 가장 막강한 전제군주 국가인 비잔틴 제국(동로마 제국)은 1018년 불가리아를 굴복시키며 바실레이오스 2세(958~1025)는 발칸반도 전역을 지배하는 전성기를 맞았다. 수도인 콘스탄티노폴리스(현 이스탄불)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 현재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스탄불을 떠올리면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갔나 싶다.

1018년의 한반도는 고려 현종 시대로 918년 왕건에 의해 고려가 세워진지 100년 된 해다. 거란이 1018년 재차 침공해 오나 1019년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으로 대승을 거두며 혼란을 잠재운 시기다.

앞으로 1,000년 후인 3018년을 예측해 보자. 가장 획기적인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인류가 태양계 행성을 식민지화 하면서 태양광선이 엷은 우주 식민지 환경이 조성되고 지구온난화로 피부가 검어지고 열을 방출하고자 키가 커지고 마른 체형으로 된다는 것. 또 유전자 변이로 눈이 붉어지며 인간의 이마가 넓어져간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몸 반이 기계로 변하며 강하고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된다는데 의학공학의 발달로 영원히 죽지 않는 삶도 살까? 지구상 언어도 하나로 통일된다면 한국말도 없어지려나? 지상 지하 어디나 수천 미터에 달하는 거대건물 속에 있는 집에서 화상회의하고 업무도 본다면 그 남아도는 시간동안 뭘 하고 지내려나?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6년 11월 옥스퍼드대에서 “1,000년 후 인류가 만든 기후변화, 핵무기, 인공지능 때문에 지구에 재앙이 오기 전에 다른 행성을 찾아야 한다”고 강연했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은 “무엇이 우주를 존재하게 만드는 지를 궁금해 하라, 호기심을 가져라, 삶이 아무리 힘들어보여도 거기엔 당신이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는 그의 말이다.

<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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