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11월 중간선거 갈림길
뮬러 특검 수사도 트럼프에 뇌관
유럽
메르켈 독일 대연정 성공여부 주목
영국, 10월까지 브렉시트 2차 협상
중동·아프리카
이·팔‘예루살렘 선언’ 갈등 격화
콩고 등 독재정권 무너질지 관심
중국·일본
14년 만에‘시진핑 천하’개헌
아베 9월 총재 선거·개헌 추진
■미국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 동안 인종 갈등, 러시아 스캔들 수사, 이민 규제 강화, 총기 규제 논란, 감세, 무역 전쟁 등으로 바람 잘 날 없었던 미국은 2018년에도 극심한 갈등과 분열의 정쟁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1월 중간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원 전원, 상원 3분의 1을 뽑는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동력도 선명한 갈림길에 들어설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 선거를 염두에 두고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올해 최대 국정 의제로 밀어붙일 태세다. 그러나 트럼프 측근들을 기소하며 포위망을 좁혀오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어 특검팀과의 공방전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대외 정책에선 불량국가로 규정된 북한과 이란 문제가 지난해보다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할 가능성이 높아 중동에서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될 수 있다. 북한 역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완성하면 선제 타격 목소리가 커질 수 있지만, 북미간 극적인 대화로 반전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유럽 - 올해 유럽 정치 지형을 좌지우지할 이벤트는 독일의 대연정 성사여부다. 독일 내에서는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14주째 정부구성을 못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메르켈 총리가 임기를 마치는 2021년 이전에 사임을 원하는 사람이 47%에 이른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3월4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 결과도 주목된다. 제1야당인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의 지지율이 가장 높지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정당 전진이탈리아(FI)와 극우정당 북부동맹(LN) 등이 손을 잡은 우파연합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가까스로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1차 협상을 마무리한 영국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있다. 2019년 3월로 규정된 브렉시트 기한에 맞추기 위해서는 10월까지는 2차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이혼합의금 정도가 쟁점이었던 1차 협상과 달리, 2차 협상에서는 영국과 EU간 무역협상 및 이행 기간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19년째 권좌에 앉아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월 18일 치러질 대선에서 무난히 4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남미 - 지난해 중남미는 이른바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사회주의의 물결) 해체 바람이 뚜렷했다. 올해는 콜롬비아(5월)를 시작으로 멕시코(7월) 브라질(10월), 베네수엘라(12월)까지 중요한 대선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몰락하는 좌파가 반등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멕시코에서는 중도 성향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한 가운데 좌파성향의 야당 후보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격렬한 반 정부 시위에 직면했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여부도 주목된다. 브라질에서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우파에 정권을 넘겨준 좌파진영이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을 내세워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사건’이 올해 중동 질서에 미칠 후폭풍이 관심사다.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로 지역 패권을 다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은 이 사안을 통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관계가 틀어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정권이 부쩍 친 이란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프리카에서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퇴장, 야히아 자메 전 감비아 대통령의 망명 등 지난해 불기 시작한 장기독재자 퇴출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지 관심사다. 임기 종료 이후에도 퇴임을 거부하고, 16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조제프 카빌라 대통령이 12월 대선에서도 권력을 연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 2018년의 중국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지배체제가 강화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우선 3월 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2004년 이후 14년 만에 헌법을 개정한다.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당장(당헌)에 명기된 ‘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명기하는 게 핵심이다. 국가주석의 3연임 금지 조항을 개정해 장기집권의 길을 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월 중순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19기 2중전회)는 헌법 개정을 위한 사전 조율의 장이면서 동시에 시진핑 2기 체제의 권력지도가 확정되는 계기다.
■일본 - 사학스캔들로 위기에 몰렸다가 지난해 10월 중의원 해산을 단행한 뒤 총선에서 승리, 정치생명을 극적으로 연장시킨 아베 신조 총리가 올해 일본 우익들의 염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얼마나 강력히 추진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베 총리는 1월 말에 시작되는 정기국회 때 정치권이 통일된 개헌안에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입헌민주당 등 야당 측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헌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아베 총리는 올해 9월 자민당 총재(총리)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아시아 - 최근 민주주의 퇴조 현상이 두드러진 동남아시아에서는 2018년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이 결정적인 총선을 치른다. 캄보디아는 현 집권세력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늦어도 8월까지 총선을 치러야 하는 말레이시아는 국영투자기업 1MDB를 둘러싼 스캔들로 나집 라작 총리와 60년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의 위상이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옛 권력자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가 야권연합의 선두에 서 총리직에 도전하기 때문에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태국은 2014년 쿠데타로 축출된 잉락 친나왓 총리가 망명했지만 야권 최대 정당인 프어타이당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가 11월로 예정된 총선을 다시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