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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심포니, “뒤 투아 안 와도 좋다”

2018-01-05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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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문에 휩싸인 지휘자와는 연계 끊는다” 발표

▶ 1월 말 로얄 필하모닉, 4월 객원지휘자도 바꾼다

SF 심포니, “뒤 투아 안 와도 좋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지난 달 기자회견을 열고 그레이트 퍼포먼스 시리즈의 일환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로얄 필 하모니의 연주 시리즈에서 성추문 파문에 휩싸인 샤를 뒤 투아를 제명해 줄 것을 요청, 클래식계에서도 성추행 여파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SF심포니는 또한 오는 4월에 열릴 예정이던 뒤투아와의 객원 지휘 연주 일정을 전격 취소, 성추문에 휩싸인 지휘자와는 연계 끊는다는 것을 확고히 발표했다. 뒤투아는 이번 4월 드뷔시, 라벨 그리고 홀스트의’ The Planets’ 등을 연주할 예정이었다.

뒤투아는 지난 수년 간 SF 심포니의 객원 지휘자로 활약하면서 베이지역 클래식 팬들에게도 익숙하며, 몬트리올 심포니 재직 시절 수많은 명반을 내놓은 것으로 유명하여 베이지역 팬들에게 그 충격이 더욱 크게 다가 오고 있다.


2017 정유년은 무엇보다도 헐리웃에서부터 시작된 성추행 추문으로 얼룩진 한 해였다. 영화, 문화계는 물론 정계까지 사회각층을 두루 휩쓴 성추행 파문은 특히 도덕성과 고상한 인격을 지향하는 클래식 음악계에까지 뻗쳐 그 던져진 충격은 더욱 컸다. 성추행의 파문은 헐리웃의 영화감독 겸 프로듀서 하비 웨인스타인에서 부터 시작됐다.

이후 성폭력 커밍아웃은 헐리웃 뿐 아니라 정계에도 파문을 던져 성 추문에 휘말린 민주당의 앨 프랭컨 상원의원이 정계에서 불명예 퇴진했고 클래식 음악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간판 지휘자 제임스 레바인이 소년들을 성추행한 것이 고발돼 자격정지 됐으며 지휘자 샤를 뒤 투아도4명의 여성들로부터 성추행이 고발돼 현재 두문불출하고 있다. 특히 샤를 뒤투아는 이번 달 말 로얄 필 하모니를 이끌고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베이지역에서 일고 있는 파장이 크다.

뒤 투아는 현재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이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명예 지휘자도 겸임하고 있다. AP통신은 뒤투아가 현재 휴가 중이라고 밝혀 왔다며 앞으로 더 이상 SF 심포니, 보스턴 심포니 등에서의 객원 지휘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P 가 전한 바에 따르면 뒤 투아는 폴라 라스무센, 실비아 맥네어 등 오페라 가수 3명과 클래식 연주자 1명을 1985년부터 2010년 사이에 성추행했으며 뒤 투아는 1991년 라스무센을 LA 오페라 극장의 의상실로 불러 벽에 밀어붙인 뒤 성 추행했고 이어 1985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을 마친 뒤 호텔에서 멕네어와 엘레베이터에 둘이 있게 되자 그녀를 밀어붙인 뒤 성추행했다. 뒤 투아는 이어 익명의 다른 두 명에게도 2006년에만 세 차례, 2010년에 한 차례 가슴을 만지거나 의상실 벽에 밀어붙여 성추행 한 것으로 보도됐다.

스위스 출생의 뒤투아는 에르네스트 앙세르메와 교류를 하면서 제네바 음악원에서 지휘, 바이올린, 비올라, 타악기, 작곡 등을 배웠다. 1964년에 카라얀의 초청으로 빈 국립 오페라극장에 등장하면서 지휘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뒤투아는 이후 1967년에서 1978년까지 베른 심포니를 수석지휘했으며 이후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멕시코 국립 교향악단, 예테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도 겸임했다.

뒤투아는 1977년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 단기간에 악단을 캐나다 제일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길러내 ‘프랑스 오케스트라보다 프랑스 적’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이후 2002년에 사임할 때까지 25년동안 적극적인 해외 공연과 녹음 활동으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음의 마술사라고 칭송받고 있는 뒤투아는 1996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Commandeur de l' Ordre des Arts et des Lettres을 수상했고 비캐나다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퀘벡주 훈장도 수상했다. 주요 객원지휘로는 런던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파리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베를린 필하모니, 로얄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니 등에서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한편 SF 심포니는 신년을 맞아 MTT 지휘로 January 18 - January 21까지 번스타인의 캔디를 연주하며 그레이트 퍼포먼스 시리즈로 January 28, 29일 영국 로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방문 스타라빈스키의 불새, Petrushka 등을 연주한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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