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년시리즈] 이슈로 돌아보는 2017 - 자고 나면 대형 아파트·주상복합이 쑥쑥

2017-12-15 (금)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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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④ 한인타운 개발 붐

▶ 1만유닛 달해 환경개선과 경제 활성화 기대…소음·난개발 우려 속 저소득층엔 그림의 떡

[송년시리즈] 이슈로 돌아보는 2017 - 자고 나면 대형 아파트·주상복합이 쑥쑥
2017년 한 해 LA 한인타운에서는 전례가 없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 붐이 일었다. 타운 곳곳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신축 건물이 치솟고 있다. 조그만 자투리땅만 있으면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기존 오피스 건물을 주거용 건물로 전환하는 용도변경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게는 3, 4층 수십개 유닛의 작은 아파트부터 수백 개 유닛이 들어서는 대형 고층 주상복합 건물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인타운에 새 아파트와 콘도, 주상복합 건물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타운 외관과 환경이 말끔해지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전반적인 매스트플랜 없이 중구난방으로 추진되고 있는 개발 붐에 따른 부작용의 역효과 또한 갈수록 뚜렷해지고 지고 있다.

우선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신축 공사에 따른 소음과 먼지, 도로 차단에 따른 교통체증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또한 한인타운과 인근 지역에 신축되는 1만개가 넘는 거주용 유닛들이 모두 소화될 수 있을지도 관건으로 자칫 이들 건물들이 완공 후 분양이 부진할 경우 유령 건물로 남거나 타운 미관과 치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새로 신축되는 아파트 유닛의 절대 다수가 수천달러의 높은 렌트를 요구하는 럭서리 아파트들이어서 중·저소득층의 주택난 해소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미 한인타운에서는 기존 거주자들이 치솟는 렌트를 감당하지 못해 타 지역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LA 시의회가 13일 신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일정액의 개발 분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발 분담 수수료’(Linkage Fee)를 통과시킨 것도 중·저소득층 주택부족이 한인타운을 비롯, LA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한인타운은 LA 다운타운과 함께 LA 시에서 재개발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본보가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단계에 있거나 또는 최근 완공된 주거용 프로젝트를 조사한 결과 한인타운과 인근 지역에 위치한 주거용 프로젝트만 66개, 총 유닛 수는 무려 1만2,62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2,620개 유닛 중 절대 다수인 91.5%인 1만1,545개가 아파트, 콘도는 8.5%인 1,075개 유닛에 불과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LA 한인타운 주거용 부동산이 이같이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요 이유로 ▲인구 밀도가 높아 거주용 부동산 수요가 높고 ▲지하철이 관통하고 있어 교통 요충지의 편리함과 상대적으로 안전한 치안이 매력적이며 ▲한인 상권이 제공하는 다양한 샤핑·문화 혜택 ▲한인, 백인, 히스패닉 등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는 것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으면서 개발 열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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