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한인축제재단 ‘코미디’는 계속된다

2017-12-15 (금) 12:00:00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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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미 이씨 복권 관련 이사 2명 ‘결정 안돼’

▶ “녹음기 틀자” 요구에 “베터리 떨어져 못해”

LA한인축제재단 ‘코미디’는 계속된다

14일 열린 축제재단 이사회에서 지미 이(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사가 김준배, 최일순 이사 등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올해 제44회 LA 한인축제 완료 이후 일부 이사진들 간 갈등이 표출됐던 한인축제재단(이하 축제재단) 내부에서 마치 코미디와 같은 분란 양상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 한인사회의 눈총을 사고 있다.

14일 축제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는 이사들 사이에서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지난달 15일 이사직에서 제명됐던 지미 이 전 회장이 이달 6일 열린 이사회에서 다시 이사직이 복권된 것과 관련해 일부 이사들이 이 전 회장의 이사직 복권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미 이 전 회장이 이날 이사회에 참석하자 김준배 이사는 “지미 이씨는 지난달 15일 이사회에서 다수 이사의 동의로 제명돼 이사 자격이 없으며, 비공개 이사회에서 이씨에 대한 복권이 결정된 바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조갑제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비공개 이사회에서 이사 전원 찬성으로 지미 이씨의 복권안이 가결돼 이씨는 현재 재단 이사가 맞다”고 주장했지만, 최일순 이사와 김준배 이사는 “당시 이사회에서는 지미 이씨 복권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지미 이씨 복권안은 조갑제 회장과 배무한 이사 등 2명만이 동의·제청했을 뿐 가결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당시 이사회 녹취 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재단 측은 지미 이씨 복권안 가결 여부를 입증해 줄 이사회 녹취 기록을 내놓지 못했다. 조갑제 회장은 “복권안 가결 처리 부분만 녹음기 배터리가 없어 녹음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복권안이 가결된 것은 맞다”고 강변하며 “배무한 이사가 복권안을 발의했고, 나머지 이사들 모두가 동의와 재청을 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복권안 가결 무효를 주장하는 최일순 이사와 김준배 이사는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4명 중 2명이 반대를 했는데도 복권안 가결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증거 제시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회의장은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지난 달 지미 이 전 회장 제명을 주장하다 지난 6일 이사회에서 복권시키자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진 배무한 이사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이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축제재단 주변에서는 일부 이사들의 사생활 및 세금 관련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일부 관계자들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또 축제재단은 당초 이날 이사회에서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와 올림픽경찰서에 지원 기금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이같은 소동이 벌어지면서 기금 전달식은 취소되고 기금을 받기 위해 온 관계자들이 그냥 돌아가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날 기금을 받기 위해 기다리던 한 한인 단체 관계자는 “해외 한인사회 최대 문화축제를 개최한다는 축제재단에서 이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지 처음 알게됐다”며 “재단이 한인축제를 개최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한심스럽다”고 탄식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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