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라배마 연방상원 보궐선거 민주 신승
▶ 공화 무어후보 성추문 의혹에 무너져

공화당 로이 무어(오른쪽에서 두 번째) 후보가 12일 몽고메리에 위치한 선거 본보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AP]
내년 중간선거의 ‘풍향계’로 간주됐던 12일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로이 무어(70)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 더그 존스(63) 후보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존스 후보는 90% 개표율을 보인 12일 오후 현재 49.7% 대 48.7%로 불과 1% 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결과에 따라 당락이 뒤바뀔 수 있어 최종 선거 결과는 13일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선거다.
만약 무어 후보가 승리하면 공화당은 연방 상원에서 간발의 52대 48석 우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패배를 하게 되면 공화당 상원 의석이 52석에서 1석 줄면서 겨우 과반을 맞추게 된다. 이는 공화당 내에서 단 1명이라도 반대표가 나오면 법안을 통과할 수 없게 되면서 오바마케어(현행 건강보험법) 폐기와 반이민 정책, 멕시코 장벽 건설 등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번 선가 승리가 지난달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뉴욕시장 선거의 완패를 어느 정도 면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행 의혹을 받는 후보를 지지한다는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무어 후보 당선을 위해 올인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된다.
당초 이번 보선은 공화당의 ‘텃밭’인 앨라배마 주에서 열려 공화당 로이 무어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선거전 초반 무어의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접전 양상으로 전개돼왔었다.
일부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가 앞서고 있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무어 후보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다시 무어가 근소하게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치열한 선거가 예상됐다.
만약 무어 후보가 패한다면 내년 중간선거 전망 역시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또 외부에서 ‘반 트럼프’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당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노선과 정책 기조를 수정하라는 요구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언론들은 무어 후보가 승리한다면 공화당 내에서 무어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던 주류의 목소리가 더욱 약해지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인 스티븐 배넌으로 상징되는 ‘아웃사이더’의 입지는 강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무어가 승리하더라도 그에 대한 성 추문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오늘(13일)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