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Bop-A-Lula / 노래 Gene Vincent
자 ! 타임 머신을 타고 학창 시절로 돌아가보자. 그때 즐거운 일 중 하나가 소풍가는 것이었다. 김밥이랑 삶은 계란, 카라멜 그리고 사이다와 환타 등을 가지고 대개 한시간 반 정도 걸어서 산이나 강 주변으로 가는 것이다. 현장에 도착 후 준비한 음식을 먹고 장기 자랑을 시작한다. 사회자가 나와 흥을 돋우는 시간이 지나면 각자가 나와 가지고 있는 끼를 발산한다. 주로 부르는 노래는 트로트 계열의 노래와 포크송이 대부분이고 외국 노래는 한 두명 정도였다. 왜냐하면 그땐 영어란 어렵고 하기 싫은 과목이라 영어책만 펴면 눈꺼풀 이 감기곤 했다.
그런고로 막상 팝송을 불러도 가사 전부를 노래할 정도는 아니고 단지 몇 소절만 영어로 부르고 나머지는 우리말로 대충 부르곤 했다. 그 중 많이 불렀던 노래 중의 하나가 바로 ‘비밥바 룰라’ 이다. 사회자의 코믹한 멘토가 우리를 한없이 즐겁게 해 주었다. “한국이 낳은 최고의 재즈 싱거인 김 아무개를 소개합니다” 란 말이 끝나자 등장한 친구 한 녀석이 다리를 비비 꼬며 나무 젓가락을 마이크 삼아 이 노래를 불렀던 시절. 지금 기억해보면 대충 이랬다.
“웰 비밥바 룰라 쉬즈 마이 베이비, 네가 먼저 사귀자고 나를 살살 꼬셨지 내가 먼저 그랬나 오마이 베이비 베이비 비밥바 룰라” 지금 생각 해보면 상당히 유치한 노랫말이었지만 그 당시 우린 그의 노래에 열광 했었다. 소풍 때마다 빠짐없이 애창하는 단골 노래였다. 어차피 영어 노래 가사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 상관이 없었다. 그저 '비밥바 룰라 쉬즈 마이 베이비'만 계속 불러만대면 우린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마냥 좋아 했었다.
이 노래는 1956년 노래를 직접 부른 ‘진 빈센트’의 자작곡이다. 그의 탄력 있는 목소리가 유난히 이 노래와 어울려 누가 불러도 빈센트의 맛을 견줄 수 없다. 이 노래가 판매되자 곧 바로 200 만장이나 판매되어 그 당시 판매 여건상 상당한 히트를 기록했다. 그의 노래 창법과 기타 주법은 미국 뿐만 아니라 특히 영국의 많은 뮤지션에게 영향을 끼쳤다. 영국의 록가수 치고 이 노래를 부르지 않은 가수는 진정한 록가수가 아니다 할 정도로 영국에선 초기 록음악의 모델이었다. ‘톰 존스’, ‘클리프 리처드’, ‘스트레이트 캣츠’ 등 뿐만 아니라 1960년 당대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몰랐던 ‘비틀즈’도 즐겨 부르는 애창곡 중의 하나였다.
특히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비틀스’의 ‘존 레논’은 1975년 발표한 그의 앨범에 이 노래를 수록하여 1971년 작고한 ‘진 빈센트’의 음악에 경의를 표하였다.
그의 나이 12살 때 친구로부터 받은 기타를 치면서 향후 뮤지션 경력을 쌓았다. 17세 때 고교를 중퇴하고 미 해군에 입대하여 한국 전쟁에 파병되기도 했다. 제대 후 5인조 록카빌리 밴드를 조직하여 본격적인 프로의 세계에 등장했다. '록카빌리'란 락큰롤 뮤직과 칸츄리 뮤직의 일종인 힐빌리를 혼합한 새로운 음악으로 ‘빈센트’가 이 음악의 선구자가 되있으며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던 당시의 젊은이들에게는 록카빌리 뮤직이 하나의 탈출구가 되었다.
이들이 좋아하며 즐기던 춤 ‘자이브 댄스’에 딱 맞는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60년대 트위스트 광풍이 오기까지 젊은이 몇 명만 모이면 어김없이 록카빌리 음악에 맞춰 ‘스윙 댄스’나 ‘자이브'를 추는 것이 하나의 공식이 되었다.
이들의 명성은 미국 뿐만 아니라 대서양을 건너 유럽까지 알려져 바다 건너 그들을 찾아가야만 했다. 왜냐하면 유럽에서의 인기가 미국을 훨씬 능가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곤 한동안 아예 유럽에서만 공연을 했었다. ‘비 밥바 룰라’는 당시의 한국의 젊은 남자들에게는 ‘다이아나’, ‘오 캐롤’, ‘유 치링 핫’ 등과 함께 팝 음악의 대명사였다.
누구나 몇 소절을 따라 부를 정도로 우리 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노래였고 노래 제목부터 문법구조를 파괴하는 기법을 시도하여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허나 노랫말 가사는 각 소절하다 음운이 잘 조화되어, 시적 가치를 인정한 미국의 영문학 교수는 강의 시간에 노랫말 가사를 직접 낭송하여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 그 때 그 시절- 소풍 시절로 돌아가 즐거운 회상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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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 라디오 DJ 및 팝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