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선, 감세안 처리 후 적극 나서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로이 무어.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 후보 로이 무어에 대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소셜미디어에서 무어의 실명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직접 전화까지 걸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동안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 때리기를 통해 조심스럽게 간접 지원을 해왔지만 상원의 감세법안 처리를 계기로 무어에 대한 지원을 공식화하는 모양새다. 상원 여야 의석 분포가 52대 48인 상황에서 민주당에 1석을 내주면 각종 입법 동력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명분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거대한 감세안에 한 표조차 던지길 거부하는 것이 바로 앨라배마에서 공화당 소속 로이 무어의 승리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로이 무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비슷한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무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오늘 메시지가 가장 노골적인 지지 발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범죄와 불법 이민의 중단, 장벽 건설과 군 문제, 낙태 반대, 국가보훈처, (무기 소유를 합법화한) 수정헌법 2조 등을 위해 무어의 한 표가 필요하다”면서 “펠로시(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슈머(상원 원내대표)의 꼭두각시인 존스는 뽑지 마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펠로시와 슈머의 꼭두각시인 존스를 앨라배마 상원의원으로 뽑는 것은 감세 및 범죄, 군과 장벽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하게 나서기 위한 공화당의 위대한 어젠다들을 훼손할 것”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무어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투사’라고 부르면서 “로이, 나가서 그들(민주당)을 꺾어라”라고 말했다고 무어 후보 캠프가 전했다.
무어 후보도 통화 직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와 승인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보수 의제의 미래가 이번 선거에 달려있다는 점을 안다”고 말했다.
내년 중간선거의 풍향계로 여기는 이번 선거에서 성 추문으로 고전하던 무어 후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사격 등에 힘입어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공식적으로 무어 지원에 나서자 지금까지 무어의 성 추문을 거론하며 사퇴를 촉구했던 공화당 지도부도 비판을 자제하고 내부적으로 그를 돕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