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원안에 없는 오바마케어 폐지 조항 합의할 듯
▶ 소득세 구간 상원안 7단계·하원안 4단계… 조정 필요
연방의회 공화당의 세제개혁 법안이 연방 하원에 이어 2일 연방 상원까지 통과함에 따라 31년만의 세금제도 대개편의 현실화가 눈앞에 다가오게 됐다.
이로써 이날 통과된 상원 법안과 지난달 연방 하원을 통과한 세제개혁 법안의 다른 부분을 ‘상·하 양원 협의회’에서 병합심의 절차를 거쳐 단일안을 마련한 뒤 다시 상·하원에서 각각 통과하면 입법이 마무리된다.
공화당은 감세법안이 최대 고비인 상원을 통과한 만큼 양원 협의회 조정 과정에서 큰 무리 없이 단일안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휴회일을 미루고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상·하원 간 조정 및 최종 입법을 마무리하라고 공화당 지도부에 주문한 상태다. 이번 세제개혁안 구체 내용과 상·하원 간 조정이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본다.
■구체 내용은
연방 상원을 2일 통과한 세제개편 법안은 법인세 대폭 인하를 통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 유인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America First)’ 국정 철학에 바탕을 두고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고 고용과 임금을 늘림으로써 성장을 통한 분배를 이루려는 방안이다. 보수 진영의 전통적 경제철학인 ‘낙수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번 감세는 향후 10년간 1조5,000억 달러의 세금을 덜 거둬들이는 엄청난 규모다. 1986년 이후 31년 만의 최대 감세라고 미 언론들은 설명했다.
감세법안의 핵심 조항인 법인세 최고세율은 현행 35%에서 20%로 무려 15%포인트나 인하된다.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된 감세법안 역시 법인세 최고세율을 20%까지 깎는 것으로 동일한 만큼 조정에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상원 법안은 정부 재정에 급격한 타격이 오는 것을 고려해 1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는 게 차이점이다.
법인세 대신 개인 소득세로 대체하는 소상공인의 사업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의 23%를 공제한 나머지에 대해서만 개인 소득세율을 부과하도록 했다. 하원 법안의 경우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소상공인의 사업 소득에 대해 일괄 25%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처럼 감세로 인해 줄어드는 세수 감소분을 보전하고자 주와 지방세에 대한 납세액 공제를 폐지하는 등 각종 공제를 없애거나 축소했다. 단 연방 상원안 초안에서 재산세에 대한 공제도 전면 폐지하도록 한 것은 막판에 재산세 1만 달러까지는 공제 혜택이 유지되도록 변경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법인세 감소를 통해 국내 기업의 투자가 늘고 경제 성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중산층 이하도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하원안 차이점은
현재 상원과 하원 세제개편안은 차이점도 상당히 있어 이 두 법안을 일치시키기 위한 양원 합의가 필요하다.
두 법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원 법안에만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하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여겼던 상원에서도 의무가입 폐기 조항이 통과된 만큼 상하원 단일안 도출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공화당은 기대하고 있다.
개인 소득세의 과표 구간과 세율이 다른 것도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방 상원안은 개인 소득세의 경우 현재 7개 과세 구간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최고 구간에 대한 세율을 현행 39.6%에서 38.5%로 줄이는 등 구간별로 조금씩 세율을 인하했다.
반면 하원 안의 경우 최고소득 구간의 세율은 그대로 두되 7개 구간을 4개로 대폭 줄이고 저소득 구간의 세율을 낮췄다.
상원안은 상속세의 부과 기준인 상속액 하한선을 2배로 올렸다. 하원 법안도 하한선을 2배로 올리지만 2023년부터는 아예 상속세를 폐지하는 내용이어서 역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