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는 북한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2017-11-04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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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가디언, 미주 한인 인사들 우려 전해

▶ “핵전쟁, 한·미·일·중 누구도 이익 안돼... 트럼프가 되레 혼란·불확실성 부추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 대처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아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가운데 미국내 한인사회 정치인들과 주요 인사들이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을 훨씬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정치 성향, 종교, 업종, 세대 등에 따라 많은 이견을 빚고 있지만 트럼프의 대북 정책에 관해선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빗 류 LA 시의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들과 관련해 “이건 정상이 아니다”라며 “‘완전한 파괴’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는지 모르겠다. 양쪽에서 수백만 명이 죽는다는 의미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게 바로 이건가?”라고 말했다.
류 시의원은 “말의 확산이 돌아 올 수 없는 지점에 이를까봐 두렵다. 김정은을 최후로 몰고갈 수도 있다”며 “전쟁, 특히 핵전쟁은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연합회(KAC)의 방준영 사무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에 없던 혼란과 불확실성을 더 많이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인터뷰에 응한 많은 미국 내 한인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의도를 심각하게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협회(KAPC)의 알렉스 김씨는 “로켓맨(트럼프가 지은 김정은 별명)은 모욕인가 농담인가?”라며 “다른 문화를 대할 땐 상대가 이를 유머로 볼 지 예단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 산하 아시아 및 아시아계 미국인 연구소의 에드워드 박 교수는 “미사일 실험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이런 일이 3~4년 마다 반복됐단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선의 상황에서도 이런 사건은 한반도를 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긴장이 고조되면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오차 범위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세계 유일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한국과 일본 간의 양자 안보 동맹에 관한 책임감을 회피한다면 엄청난 우려를 촉발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재미 한국인들이 대통령에게 몇몇 기본적인 점들을 직접 상기시키고 싶어 한다”며 “한국에도 진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북한 주민들도 같은 인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전쟁의 승자란 없다. 이건 리얼리티 TV가 아니다. 한국인 입장에선 반드시 멈춰야 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무모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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