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ppy hippy shake (신나게 엉덩이를 흔들어라)- Swinging Blue Jeans
1960년대와 1970년대 한국 음악계는 암울한 시절이었다. 정부에서는 정의로운 사회구현이란 미명아래 방송 부적격 음악 리스트를 만들어 가요계뿐만 아니라 팝송 까지도 통제했었다. 이 규제 때문에 한국 가요계는 치명타를 입었고 규제 사유는 이러 했다. 국내가요는 창법 저속, 가사 불건전, 왜색 가요 등이다. 한국에서는 트로트 가요를 왜색 가요로 매도했으나 정작 일본에서는 그건 일본 것이 아니라 한국 연가라고 칭했다.
한국 가요계의 불멸의 곡이라 대접 받고 있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황포돛대’ 등이 방송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다. 이 외에도 송창식의 ‘왜 불러’는 가사 저속, 신중현의 ‘미인’은 퇴폐적, 김민기의 ‘아침 이슬’은 노래 가사 중에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를 문제 삼았고,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 그것 너’,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등은 가사가 사회 불안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방송 불가로 낙인 찍혔다. 한 가지 웃기는 일은 이금희가 부른 ‘키다리 미스터 킴’은 그 당시 최고 통치자가 키가 작기 때문에 방송국 각자 알아서 방송 금지시켰다.
팝송 분야에서는 약 40 곡 정도가 방송 부적격으로 지정되었으며, 그 이유는 자유로운 서구 문화가 많은 젊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어, 퇴폐 주의로 흘러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그 목적이었지만 방송 윤리 위원들의 팝 음악의 이해력이 너무 부족하여 단지 ‘키스’가 노래 중에 많이 나온다 하여 금지곡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Bobby Vee의 ‘One last kiss’, Elvis Presley의 ‘Kiss me quick’ 등이 이 사유로 금지곡으로 선정되는 불 명예를 안았다. ‘신나게 엉덩이를 흔들어라’ 는 퇴폐 문화를 조성한다는 사유로 금지 되었다. 방송 금지곡은 음반 판매 중단으로 이어져, 암시장에서 금지곡 음반의 가격이 폭등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1960년대는 청바지가 청년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청바지가 흔하지 않아 상당한 고가품이었다. 이 그룹 이름도 청바지에서 따와 Blue jeans 라고 정했다.
‘Swinging Blue Jeans’는 ‘비틀스’ 와 같은 영국 리버풀 출신의 4인조 보컬 그룹 이다. 1960년대 초반 영국 경제가 불황이었기 때문에 ‘비틀스’를 비롯하여 많은 젊은이들이 영국을 떠나 주로 독일의 ‘함브르크’에서 음악 활동을 했었다. 이들도 함부르크 ‘스타 클럽’에서 연주 활동을 한 후 영국으로 돌아와 1963년 ‘Hippy hippy shake’ 를 발표하여 영국 인기 차트에서 2위에 올라 첫 성공을 이루었다. 그런 후 1964년 ‘비틀스’ 가 미국에서 각광을 받자 이들의 음반도 미국에 소개되어 미국 시장에 진출 했다. 이 노래는 또한 ‘비틀스’ 가 독일 나이트 클럽에서 공연 할 당시 즐겨 부르던 노래 이기도 하다. 가사 내용은 단순하다. “오 정말 난 신나게 엉덩이를 흔드네, 난 정말 가만히 있을 수 가 없네. 난 엉덩이를 돌리네, 당신도 좌우로 흔드세요. 온몸을 다하여 흔드세요”
단순한 가사 내용 이지만 멜로디와 리듬이 강렬하여 한국에 소개된 1964년부터 한 동안 한국의 남성팬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필자가 디스크 자키로 활동하던 시절 정말로 엄청나게 희망곡을 신청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당시에는 정말 지겨울 정도로 들려 주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신나게 흔들던 그 많은 젊은이들 지금 쯤은 할아버지가 되어 낭만이 가득 찬 그 때를 그리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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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 라디오 DJ 및 팝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