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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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다가 한눈에… 명상정원·박물관도 들러볼 만

2017-11-03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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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 Washington (940’)

도시·바다가 한눈에… 명상정원·박물관도 들러볼 만

Seaview Ave 에서 보이는 태평양과 도시경치

도시·바다가 한눈에… 명상정원·박물관도 들러볼 만

SRF의 Meditation Gardens에서 본 LA Downtown.


도시·바다가 한눈에… 명상정원·박물관도 들러볼 만

SRF의 Meditation Gardens.


오늘은 보이지 않는 산을 찾아 간다. LA 한인타운에서 불과 7마일쯤의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자주 지나는 Freeway 110에서 불과 0.25마일 정도의 지근거리에 등산로 입구가 있으나 우리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 또 100년쯤 전부터 환상적인 주거지로 탈바꿈을 하여왔기에, 특별히 고고학적인 안목이 없는, 필자같은 범인에게는 결코 이 산이 산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주 나지막한 산, Mt. Washington(940’)이다.

정상부위가 밋밋하여 19세기에는 소와 양을 기르는 목장으로 이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산의 정상부에선 태평양의 푸른 물과 San Gabriel 산맥의 고봉들을 동시에 관망할 수 있어, 일부 도시민들이 소풍이나 산책을 즐기는 곳이기도 했으나, 19세기 까지는 대체로 한적한 산으로 있었다. 그러나 City of Los Angeles의 인구를 보면 1890년에 52,395명, 1900년에 102,479명, 1910년에 319,198명으로 매우 급속히 증가해 왔음을 알게 되는데, 이런 인구증가 추세의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LA Downtown에서의 거리가 3마일에 불과하고, 전망이 워낙 좋은 곳이고 보면, 계속 한적한 곳으로 남을 수는 없었겠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산의 아래에서 위로 오르는 Railway가 부설되고, 1908년에는 Railway의 정상부에 ‘Mt. Washington Hotel’이 건립되면서 LA의 특별한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된다.


“LA의 웬만한 중산층이라면, 눈 덮인 산들과 여러 도시들 그리고 푸르른 바다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으면서 햇볕이 따사로와 과일이 잘 익는, 지구상의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그런 아름다운 언덕에 집을 지어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에 있다.” - 1909년에 ‘Los Angeles Times’에 소개된 Mt. Washington 기사의 일부인데, “중산층의 Bel-Air” 라고도 불리우며 풍광이 뛰어난 주거지로서 시민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한 때는 사교계, 연예계, 스포츠계의 유명인사들이 줄을 잇던 Mt. Washington은 1차 대전이 종료되면서 쇠락하게 되고 부상병들의 요양병원으로 명맥을 이어가다가, 1916년에는 아주 문을 닫게 된다. Railway도 안전상의 문제로 1919년에는 운행이 중단되고 철거된다.

현재는 도시와 전원의 두 얼굴을 겸전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지역이 되어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Griffith Park이나 Elysian Park같이 자연이 잘 보존된 곳에 비하면, 훼손의 극치라고 할만도 하다. 자연중심의 관점이다. 반대로 자연의 아름다운 형국과 잘 조화를 이룬 인간의 멋진 살림터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을 법하다. 인간중심의 관점이겠다.

Mt. Washington을 탐방하는 것은 일종의 도시 하이킹의 성격을 가진다. Railway가 있었던 길을 따라 정상에 있는 옛 Mt. Washington Hotel에 들려 LA Downtown의 전망을 즐기고, 말발굽쇠처럼 U자 형태로 굽는 Seaview Ave를 따라 걸으며, 발 아래로는 Rainbow Canyon을, 멀리로는 태평양과 San Gabriel산맥을 관망하게 된다. 또 전망이 뛰어난 산 기슭들에 빼꼭히 들어찬 개성있는 주택들을 둘러보는 기쁨도 있다.

Loop형으로 한 바퀴를 돌아 내려오는 거리가 4마일이고, 순등반고도가 약 600’가 되는 ‘Jack Smith Trail’로 행보에 나서면, 대략 3시간이 소요된다. 37년간 Los Angeles Times에 재직하며 Mt. Washington을 사랑한 나머지 그 아름다움에 대해 자주 글을 게재했던 언론인 겸 칼럼니스트, Jack Clifford Smith(1916~1996)를 기념한 등산로 이름이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Freeway 110 North를 탄다. Dodger Stadium을 지나고 3마일 정도를 더 북상하면 ‘Ave 43’이 나온다. 여기서 Freeway를 나와 좌회전한다. 약 0.25마일을 가면 Figueroa St을 만나게 된다. 우회전하여 0.1마일을 가면 ‘Ave 45’가 나온다. 좌회전하여 0.1마일을 가면 전철 건널목이 나오면서 Marmion Way라는 길이 앞에 나온다. 좌회전하여 100m쯤을 서행하면서, 이 Marmion Way의 도로변 주차구역에 주차한다.


등산코스

Marmion Way(430’)를 따라 남서쪽으로 조금 걸으면 ‘Ave 43’이 나온다. 우측으로 꺾어 ‘Ave 43’을 따라 북서쪽으로 올라간다. 약 60m를 가면 길 왼쪽에 시멘트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을 끝(560’)까지 오르면, 왼쪽에서 올라와 북서쪽으로 반듯하게 올라가는 널찍한 ‘Canyon Vista Dr’에 연결된다. 100여년 전에는 Railway였던 이 길을 따라 올라간다.

등산 시작점으로부터 0.45마일인 지점에 이르면, 정면으로 ‘Mt. Washington Dr’가 나온다. 완만하게 구부러지며 나아가는 Mt. Washington Dr를 따라간다. 0.7마일 지점(830’)에 이르면 San Rafael Ave를 만난다. 우측으로 간다.

0.8마일 지점에 ‘Self- Realization Fellowship’이라는 금속 명문이 있는 게이트가 오른쪽에 있다. 1908년에 준공되어 인기가 높았던 ‘Mt. Washington Hotel’이 있던 자리이다. 1916년에 폐쇄된 이 건물을 인도출신의 힌두교 승려로서, Meditation과 Kriya Yoga를 서방에 소개한 것으로 유명해진 ‘Paramahansa Yogananda’ (1893~1952)가 1925년에 취득하고, 그가 설립한 ‘Self- Realization Fellowship’(SRF; 자아실현공동체)의 ‘국제본부’로 활용되고 있는 현장이다. 이 SRF는 현재 세계적으로 500개 이상의 사원을 두고 있는데, 여기가 총본부이다.

이 본부시설중에 ‘Meditation Gardens’는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의 방문을 환영한다. 단체활동이나 흡연 음주 난잡한 옷차림새 등은 금한다. 차분히 경내를 둘러보자. 명상정원은 조경이 아름답고 정숙하여 절로 명상 분위기에 젖어든다. LA Downtown의 전망이 있다. 이곳을 나와 다시 San Rafael Ave를 따라 간다.

1.1마일 지점에 Mt. Washington School이 있다. 초등학교이다. 1.2마일 지점에 이르면 ‘Seaview Ave’가 나온다. 이를 따라간다. 길 왼쪽 아래는 Canyon이다. 1.45마일에 차량출입을 차단하는 쇠사슬 게이트가 있다. 여기서 부터는 도로가 비포장이다. 가능한한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여 다소라도 더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분위기를 위한 의도이겠다. 왼쪽 Canyon의 비탈에 ‘Bob Scholfield Park’이라 새긴 표지석이 있다. 오른쪽은 제법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있어 한결 정결한 느낌을 준다. ‘Seaview Ave’라는 이름처럼 서쪽으로 멀리 태평양일 해면이 밝게 빛나고 있다. 눈 아래의 Canyon도 아름답다. 잘 자란 Eucalyptus들과 앵두를 닮은 빨간 열매들을 다닥다닥 달고있는 Toyon(=Holly)들이 가뜩이나 아름다운 풍치에 금상첨화의 격조를 자아낸다.

길이 말발굽쇠처럼 우측으로 굽고 또 우측으로 굽어진다. 이제 Ocean View가 아닌 Mountain View가 전개된다. LA시의 경계에서 최고봉인 Mt. Lukens(5074’)를 필두로, Mt. Wilson(5710’), Mt. Harvard(5441’), Monrovia Peak(5409’)에 이어 LA County의 최고봉인 Mt. Baldy(10064’)도 눈에 든다. 1.95마일 지점에 또 다른 쇠사슬 게이트가 있고, 다시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2.05마일에 ‘San Rafael Ave’를 교차한다. 직진방향인 내리막길을 조금 걸으면 오른편에 ‘Moon Canyon’이란 표지판이 있고, 왼편에는 ‘Heidelberg Park’이란 표지가 있다(2.15마일). 이 두 표지판 사이에 있는 길이 ‘Moon Ave’이다. 이를 따라간다. Heidelberg Park은 북쪽을 면한 비탈인데, 이곳에 토착식물인 Black Walnut이 자생하고 있어서 특별히 보호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장이다.

완만하게 내려가는 주택가를 걷다보면 ‘Crane Bl’가 나온다(2.4마일, 858’). ‘Rustic Dr’표지판이 나타난다(3.0마일, 655’). ‘Crane Bl’의 계속인 왼쪽길로 간다. 3.2마일, 484’ 지점에서 ‘Museum Dr’를 만나는데, 곧 ‘Southwest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의 입구를 보게 된다. 1907년에 설립되고 인디언과 관련하여 가장 많은 전시품을 지닌 곳이다. 토요일에 한해 10~16시 사이에 일반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시간이 자유로운 분이라면 이 시간을 감안하여 산행계획을 세우면 일거양득의 더욱 유익한 행보가 되겠다. 여기서 100m를 내려가면 이제 Marmion Way에 도달하게 된다(3.3마일, 470’). 이 길을 따라 남서쪽으로 가다보면 ‘Ave 45’가 나오고, 곧 이어서 세워둔 내 차에 도착한다(4.0마일, 430’ ).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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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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