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 테러’계기 반이민 정책 가속화

2017-11-0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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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추첨영주권제 등 현행 제도 비판

▶ 메릿 시스템으로 전환 주장·심사 강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트럭 테러’를 계기로 테러용의자가 미국 이민에 이용한 추첨영주권제를 비판하며 이른바 ‘메릿(성과)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참사 직후 ‘입국자 심사 강화’를 지시하는 등 이번 미 본토 내 첫 차량테러를 계기로 그동안 추진해온 반 이민 정책의 드라이브를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 글을 통해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을 겨냥 “테러리스트가 척 슈머의 작품인 이른바 ‘비자 추첨제’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며 “나는 ‘메릿 베이스’(의 비자)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메릿 기반의 이민정책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 비자 추첨제는 안된다”며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그리고 더 영리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미친 짓을 멈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테러 용의자에 대해 “그도 비자 추첨 프로그램을 통해 들어왔다”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연쇄 이민을 없애고 메릿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자 추첨제’는 미 영주권을 취득하는 방법 가운데 가족 초청과 고용 이외의 방법으로 미국으로 영구 이주할 구상이 있는 전 세계인을 상대로 신청서를 받아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이다. 인종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 건국 정신이 깔린 이민제도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메릿 시스템’은 이민 신청자들의 학력과 경력, 언어구사력 등 미국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해 영주권을 발급하는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다양성을 희생하더라도 테러로부터의 안전을 위해 이 제도로 전환하고 입국자 심사도 ‘극단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맨해튼 트럭 테러가 발생한 직후 “이슬람국가(IS)를 중동 등지에서 물리친 뒤 이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거나 다시 돌아오게 해선 안 된다. 이미 충분하다”면서 “방금 국토안보부에 이미 심사 프로그램을 더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 이민 행정명령’을 내세워 특정 이슬람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합법적인 영주권 발급 건수도 현재의 절반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와 함께 불법 밀입국을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도 최근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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