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생·치안 문제 야기, 일부지역 퇴출 요구
▶ 갈수록 정치쟁점 비화
노숙자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빠르게 늘고 있는 노숙자들이 주거지역으로 까지 확산되고 있어 주민들의 연민과 동정심이 두려움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
LA 스키드로 등 특정지역에 몰렸던 노숙자 캠프촌이 주거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노숙자 퇴출캠페인을 벌이거나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29일 OC 레지스터는 노숙자들이 샌타애나 리버에 대거 몰리면서 주민들과 노숙자들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면 노숙자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최근 이 지역에서는 노숙자들이 샌타애나 리버에 대거 캠프를 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이 노숙자들을 퇴출시켜 줄 것을 요구하며 시 정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많은 노숙자들이 상습적으로 마약을 하거나, 크고 작은 절도 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이들로 인한 쓰레기와 위생 문제까지 악화되면서 이들에게 동정적이었던 주민들까지 이들에게 점차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샌타애나에서 열렸던 주민 타운홀 미팅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물리력 사용까지 불사할 것이라며 시측에 노숙자 강제 퇴거조치를 요구해 시 정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주민 앤드레아 테이버는 “노숙자들이 경제 사정이 나빠져 주거를 잃은 사람들이란 생각에 연민과 동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노숙자들이 일상에 위협이다. 이제는 악몽과도 같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업랜드에서는 노숙자와 주민들이 충돌, 총격사건 일보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 달 일부 주민들이 노숙자들 캠프에 농약을 뿌리자 이에 격분한 노숙자들이 위협적인 자세를 보였고, 한 주민이 이들에게 총을 겨눴던 것. 경찰 출동으로 사태는 진정됐지만, 격화되고 있는 노숙자와 주민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노숙자들로 인한 범죄 위협이 늘면서 주민들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샌타애나 지역에서는 노숙자와 관련된 주민 신고전화만 지난해 1만 5,000여건에 달했다.
무분별한 약물남용, 아무데나 버려지는 주사 바늘과 대소변 문제, 빈발하는 절도나 주민 위협 등으로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다.
오렌지 시 주민 낸시 콜린스는 “노숙자 문제는 전엔 동정의 문제였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갈수록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숙자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분노는 남가주 전역에서 나타난다. 리버사이드에서는 주민들이 한 교회에 몰려가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주지 말라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포모나 지역에서는 상인들이 시의회에 노숙자 퇴거를 요구해 정치문제로까지 비화하기도 했다.
노숙자를 돕는 자선단체측 입장을 다르다. 노숙자들도 권리가 있으며 주민들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퇴출 주장만으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샌타애나 주민들은 지난 8월 노숙자 퇴출을 위한 온라인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샌타애나 리버 산책로와 시 공원들을 주민들에게 돌려 달라”며 “더 이상 노숙자 캠프가 몰리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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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