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녀의 연 맺었지만 헤어져, 60년 만에 기적적으로 만나
▶ 실제 주인공 김은자씨도 참석, 오늘 아시안 페스티벌서 상영
영화‘아일라’의 포스터.
지난 20일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개막한 ‘제1회 할리웃 터키영화제’에 초청된 실제 아일라인 김은자(오른쪽부터)씨와 아일라를 연기한 김설양이 잔 울카이 감독 등과 함께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했다.
■ ‘아일라’, 제1회 할리웃 터키영화제 개막작 공개
한국전쟁 당시 터키 병사와 한국 고아 소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터키와 한국이 공동제작한 영화 ‘아일라’(Ayla: The Daughter of War)가 지난 20일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개최된 ‘제1회 할리웃 터키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됐다. 이날 영화제 개막식에는 ‘아일라’의 잔 울카이 감독과 실제 ‘아일라’인 김은자씨, 아역배우 김설양, 젊은 슐레이만을 연기한 이스마일 하지오울루 등 ‘아일라’의 주역들과 제작진이 대거 참석했다. 고운 한복차림으로 레드카펫에 선 김설양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진주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아역배우로 이날 영화제 개막식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내년 3월4일로 예정된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 터키 후보작으로 출품한 이 영화는 한국 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터키 병사 슐레이만과 5세 소녀 아일라의 우정을 담아낸 수작이다.
현재 93세의 실존인물 슐레이만과 한국전쟁 당시 만나 부녀의 연을 맺었던 ‘아일라’ 김은자씨는 지난 2010년 60년 만에 기적처럼 만났다. 전쟁통에 그녀를 발견한 슐레이만은 김 할머니에게 ‘아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보살피며 ‘바바’(아버지)가 되었다. ‘아일라, 봐, 달 같은 얼굴이잖아. 달빛에서 찾았다고’라는 말은 슐레이만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부녀는 만남 1년 만에 슐레이만이 터키로 돌아가면서 생사조차 알 수 없이 지냈다. 김은자씨는 “전쟁의 한 가운데, 두려움도 배고품도 없이 온전히 사랑 받았던 내 인생의 가장 따뜻했던 1년”으로 기억했다고 한다. 서로를 한시도 잊지 않았던 둘은 결국 지난 2010년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 용사를 기리는 행사에 슐레이만이 참석하며 기적 같은 만남이 이뤄졌다. 87세와 66세의 나이가 되고 헤어진 지 60년이 지난 상황이었지만 피보다 진한 정을 나눈 두 사람은 부둥켜안고 울었고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그렇게 7년의 세월이 흘러 아일라 김은자씨는 생신을 맞은 아버지를 위해 이스탄불로 향했고 쇠약해진 슐레이만을 만났다. “어느새 93년을 지나온 당신의 생애, 그 긴 시간을 통틀어 가장 자랑스러웠던 일이 나를 구해주셨던 그 때라고 한결같이 말씀해 주시는 분”을 만난 것이다.
이들의 스토리는 한국에서 지난 2010년 춘천 MBC가 제작한 한국전쟁 60주년 다큐멘터리 ‘코레 아일라’를 통해 화제가 되었으며 올 3월 터키-한국 수교 60주년 특집 MBC스페셜 ‘아일라-푸른 눈의 병사와 고아 소녀’편을 통해 후속 다큐멘터리가 제작, 영화 속 실제주인공들의 기적의 만남이 전파를 타며서 큰 감동을 전했다. 또, ‘2017 한국-터키 문화의 해’를 기념하는 취지로 이달 말 한국 CGV 여의도에서 개최되는 터키영화제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한편, 영화 ‘아일라’의 잔 울카이 감독과 김은자씨, 김설 양은 오늘(25일) 오후 6시 컬버시티 아크라잇에서 개막하는 ‘제3회 아시안 월드 필름 페스티벌’ 오프닝 나잇 필름으로 초청돼 영화 상영 후 관객과 만난다. 영화 ‘아일라’는 28일 오후 10시 컬버시티 아크라잇에서 추가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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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