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담배연기 자욱한 ‘금연구역’

2017-10-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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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자 한국일보는 금연구역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한인 사진과 함께 ‘K-타운은 흡연타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LA시가 식당과 주점 등 요식업소 실내, 그리고 패티오와 건물로부터 10피트 이내 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설정해 흡연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지만 코리아타운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코리아타운에서 남의 눈총을 아랑곳 않은 채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한인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패티오 흡연은 물론이고 심지어 실내에서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사람들까지 있다. 이런 몰지각한 행위는 조례 위반은 차치하고라도 비흡연자들의 건강권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비난과 규제를 받아 마땅하다.

이제 타인과 공유하는 공간에서의 금연은 거스르기 힘든 추세가 되고 있다. 주 정부와 지방정부들이 강력한 금연조치들을 취하면서 흡연자들이 설 땅은 날로 좁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흡연율 또한 크게 떨어졌다. 금연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확장되고 있는 것은 흡연이 개인의 기호 차원을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간접흡연의 폐해는 무수한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소수 흡연자들의 권리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옳다. 하지만 그런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타인에게 불편과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 조례를 무시하면서, 그리고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면서까지 담배를 피울 권리는 없다. 흡연자들의 각성이 있어야 하며 당국의 단속도 한층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을 막겠다는 업주들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많은 업주들은 매상감소를 우려해 흡연 손님들을 강력히 제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단기적 이익에만 연연해서는 안 된다. LA 주민의 85%는 비흡연자이며 상당수 흡연자들조차 쾌적한 공간에서의 외식을 선호한다. 당장은 손님을 놓치는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이런 손실은 줄어들게 돼 있다.

공존의 기본은 타인에 대한 예의와 배려다. 사소해 보이는 규범과 에티켓을 얼마나 존중하느냐가 커뮤니티의 문화수준을 결정한다. 금연구역에서 담배연기가 피어오르는 광경은 코리아타운에서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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