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불 95% 사람이 일으킨다

2017-10-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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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산불 피해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8일 이후 17개 산불이 나파, 소노마 등 8개 카운티를 휩쓸면서 이미 29명이 사망하고, 근 3,000채의 주택이 전소되었다. 몇몇 역사 깊은 와이너리와 호텔, 식당 등이 불타면서 나파와 소노마의 와인·관광산업이 받을 타격도 엄청나다. 하루 차이로 발생한 남가주 애나하임 힐스 산불은 다행히 진화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북가주 산불은 아직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991년 25명의 목숨과 3,500채의 집을 불태우면서 가주 현대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오클랜드 힐스 화재보다 피해가 더 클 전망이다.

캘리포니아는 산불 위험지대이다. 해마다 수천 건의 산불이 일어난다. 고온 건조한 기후에 메마른 초목이 무성하니 산불 나기 딱 좋은 조건이다. 여기에 극히 건조하고 고온인 강풍 샌타애나(남가주)나 디아블로(북가주)가 불어 닥치면 작은 불씨 하나가 연쇄 산불로 이어진다. 보통 여름 끝 무렵부터 가을까지가 산불시즌이고 그 중에서도 10월은 산불비상 시즌이다.

캘리포니아에 살면 두 가지 자연재해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 지진과 산불이다. 지진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니 예방책이 없다. 반면 산불은 위험시기와 지역이 있고 예방을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캠핑 가서 불조심하고, 담배꽁초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 외에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로 자신도 모르게 불씨를 만들 수가 있다,


산불시즌에 우선 조심할 것은 잔디 깎기이다. 잔디 깎는 기계에서 곧잘 불꽃이 튄다. 바람 불고 건조한 날 불꽃이 튀면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질 수 있다. 다음, 매년 수백 건의 산불은 도로변에서 일어난다. 지나가던 자동차에서 스파크가 일어나 도로변 마른 관목들에 불이 붙는 것이다. 야산 주변을 운전할 때는 자동차 밑에 머플러 등 파트들이 바닥에 끌리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 주변에 방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불이 나도 건물로 옮겨 붙지 않도록 집 주변 100피트 안에는 마른 화초나 잔디, 잡초가 없게 관리해야 한다.

산불의 95%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잠깐의 무신경한 행동이 수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다. 산불 위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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