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금 부동산 시장은 버블?

2017-10-12 (목)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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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동산 시장은 버블?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지금은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쉴러 주택가격지수에 의하면 미국 내 전체 주택가격이 1년 전에 비해 5.5% 올랐고 미국 10개 대도시들의 가격상승폭은 이 보다 높은 5.9%로 조사됐다.

가격이 빠르게 오르다보니 작년부터 또 다른 버블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들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7월말 현재 지난 1년간 평균 인플레이션 지수가 약 1.7%인 머물러있는 점을 감안할 때 5.9%의 주택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훨씬 뛰어넘어 일부 경제학자들 사이에는 작년부터 거품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아직 거품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주택분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에이전트들과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고민은 인플레이션은 2% 미만에 머물고 있는데 주택가격만 인플레이션 상승폭의 거의 3배인 5.9%의 속도로 오르고 있으니 ‘왜’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는 바로 수요와 공급의 절대적인 불균형 때문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이라는 핵폭탄을 맞은 미국 부동산 시장은 대규모 차압 사태 등 긴 암흑기를 거쳐 2013년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다가 2014년 후반기부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치솟기 시작해 현재까지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가격 상승은 공급이 전혀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강력한 셀러스 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바이어의 숫자가 셀러를 훨씬 앞지르면서 셀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면 왜 현재 시장이 버블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가? 그 이유를 몇 가지 꼽아본다면 첫째, 융자의 건전성을 들 수 있다.

많은 독자들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의 은행융자라는 것은 그저 아무 서류나 주고 적당히 말만 잘하면 융자가 되던 시절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특히 몇몇 대형은행들은 다른 은행들이 조건미달로 거부한 융자까지 모두 대출해주는 대담성(?) 까지 보였던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이후 가장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융자가 너무 잘 되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나 까다로운 융자자격 심사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실 융자가 서브프라임 이후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융자의 건정성이 현 주택시장을 단단히 받치고 있다.

둘째, 지금 시장은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당시와는 달리 자고 일어나면 몇 만불씩 오르는 시장이 아니다. 부동산시장이 가장 활황을 보였던 2005~2006년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군중심리에 휩싸여 매물을 대충 보고 그저 아무집이 이나 구입했었다.

왜냐 하면 아무 부동산을 사도, 자고 나면 오르는 요상한 시장분위기에 휩싸여 이성을 잃은 마켓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그 때와 달리 바이어들이 조심스럽게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셋째, 2008년 직전까지는 신규주택의 공급이 원활해 물량 부족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지금은 어떤가? 오히려 주택업자들이 신규주택 물량을 2008년에 비해 50% 이상 줄인 상태에서 조금씩 물량을 주택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즉, 수요는 많은데 오히려 공급이 수요을 못따라 가면서 주택시장이 오히려 추가 상승국면에 있다는 것이다.

넷째, 현 시장은 서브프라임 때와는 달리 거의 5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최저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어들에게 더 할 수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마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 주택시장을 받치고 있는 위의 여러 가지 호조건들이 있더라도 주택가격은 무한정 계속 올라갈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가격이 지금같이 계속 빠른 속도로 오르게 되면 바이어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져 오히려 시장이 셀러스 마켓에서 바이어스 마켓으로 바뀌게 되어 가격조정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택시장은 빠르고 가파른 가격 상승을 통해 버블로 들어가기 보다는 완만한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의 (213)590-5533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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