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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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이런 곳 있었어?… 추석에 갈만한 명소

2017-09-29 (금) 최흥수기자·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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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재생으로 젊어진 옛 마을들

고향에 이런 곳 있었어?… 추석에 갈만한 명소

▲충주 성서동‘젊음의 거리’ 풍경.

고향에 이런 곳 있었어?… 추석에 갈만한 명소

▲청춘대로 밤 풍경.


고향에 이런 곳 있었어?… 추석에 갈만한 명소

▲창동예술촌 골목의 문신 작업 모습을 담은 벽화.


고향에 이런 곳 있었어?… 추석에 갈만한 명소

▲동명동 폴리‘꿈집’.

고향에 이런 곳 있었어?… 추석에 갈만한 명소

화려한 벽화가 그려진 창동예술촌은 사진 찍기에도 좋다.


길면 열흘, 줄잡아 일주일이다. 추석 연휴, 차례 지내고 성묘 마쳐도 시간이 넉넉하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할까? 한국관광공사가 10월에 가 볼 만한 곳으로‘도시재생’ 여행지를 선정했다. 쇠락해 가는 줄만 알았던 지역도 느리지만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신도 몰랐던, 이른바 고향의‘핫플레이스’를 소개한다.

문화와 예술 입은 오래된 동네

강릉 명주동


고려시대부터 행정과 문화의 중심이었던 강릉 명주동은 시청이 이전하면서 생기도 잃었다. 쇠락해 가던 명주동은 명주예술마당, 햇살박물관, 명주사랑채 등이 들어서면서 다시 활력을 띠기 시작했다. 호젓한 골목길을 따라 커피숍과 문화공간이 속속 자리 잡고 있다.

명주동에서 가장 먼저 갈 곳은 ‘명주예술마당’이다. 옛 명주초등학교 건물을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몄다. 강릉문화재단에 가면 ‘명주동 마을 지도’를 구할 수 있다. 둘러봐야 할 장소와 설명이 잘 나와 있다.

명주예술마당에서 도로 건너편의 ‘햇살박물관’은 2층 주택을 리모델링한 강릉 최초의 마을박물관이다. 1층에는 명주동의 과거와 현재 사진을, 2층에는 전화기 다리미 타자기 등 주민들이 사용하던 손때 묻은 물건을 전시했다. 발코니로 나가면 명주동의 정겨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명주사랑채’는 커피 체험장과 북카페를 겸한 마을 사랑방이다. 재료비 3,000원이면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다. 1958년 세워진 강릉제일교회를 개조한 ‘작은공연장 단’에서는 연극과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인근 ‘봉봉방앗간’은 1940년대 지은 방앗간 건물을 젊은 예술가들이 매입해 멋지게 꾸민 카페다. 허술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봉봉방앗간 골목에서 다시 큰 도로를 건너면, 조선시대 중앙 관리들이 머물던 객사 강릉대도호부 관아다. 모두 83칸이었던 관아는 일제강점기에 정문인 임영관 삼문과 칠사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훼손됐다가 근래에 복원했는데, 규모는 많이 줄었다. 칠사당 영역으로 들어서면 오래된 느티나무가 고풍스러움을 더한다. 임영관 삼문을 나오면 임당동성당이 지척이다. 뾰족한 종탑과 지붕, 아치 창문 등 고딕건축 양식을 띠고 있다. 인근 중앙성남시장 2층 식당가에는 ‘삼숙이(삼세기)매운탕’이 유명하고 아이스크림호떡도 요즘 뜨는 먹거리다.

젊어진다, 유쾌해진다

충주 성내동


충주 원도심인 성내ㆍ충인동과 성서동 일대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관아골 일대는 충청감영과 충주시문화회관, 충주예총회관 등이 자리 잡은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였지만, 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상권이 쇠퇴하고 빈 점포가 늘기 시작했다.

충주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관아골의 오래된 건물을 개축해 지난 8일 청춘몰 ‘청춘대로’를 개관했다. 청춘대로에는 카페, 수제 맥주와 소시지, 맞춤 한복, 체험 공방, 이벤트 기획사 등 청년 상인 점포 20여개가 입점했다.

1층의 ‘관아카페’는 충주에 터전을 잡은 콜롬비아인 다니엘 마야 마드리드가 콜롬비아 수프리모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 2층 ‘역사 카페 툰즈’에선 역사 보드게임을 할 수 있다. 카페 벽면에는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한다. 컵 홀더에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표기했고, 장영실과 이순신 샌드위치를 판매한다. 단군, 세종대왕 샌드위치도 선보일 예정이다.

오후 5~6시쯤이면 청춘대로 야외에는 먹거리 점포가 문을 연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맥주 한잔 마시기 좋은 분위기다. 수제 맥주 전문 ‘아바나웍스’, 기능성 수제 소시지 전문 ‘썬앤두’, 큐브 스테이크 전문 ‘화판’, 닭 요리 전문 ‘제이펍’ 등이 등장한다. 청춘대로 옆 공터에는 로컬 맥주와 애플사이다를 선보일 브루펍(양조장+펍)이 들어설 예정이다. 관아골에서 멀지 않은 자유시장과 무학시장에선 순대ㆍ만두골목이 유명하다. 쫄깃쫄깃한 감자만두가 별미다.

예술공간으로 활력 찾은 마산 창동

마산 창동은 1960~1980년대 경남에서 가장 번성한 곳이었다. 1990년대부터 마산의 공장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사람은 창원으로 이동하며 생기를 잃어 가던 창동은 2011년부터 시작한 도시 재생 사업으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창원시는 빈 점포 50여개에 예술인을 무상으로 입주시키고 활동을 지원했다. 조각가 문신을 재조명하는 ‘문신예술골목’을 만들고, ‘마산예술흔적골목’을 조성했다. 여기에 창작 공간과 상가를 융합한 ‘에꼴드창동골목’이 더해 2012년 ‘창동예술촌’ 간판을 달았다. 골목을 걷다 보면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을 만난다. 젊은 작가의 실험적인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많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것도 창동의 특징이다. 이승만 독재에 항거한 역사를 상징하는 조형물 ‘3·15 희망나무’ 가 담벼락을 장식하는가 하면, 1955년 개업한 ‘학문당’ 서점, 클래식 다방 ‘만초’, ‘빠다(버터)빵’이 맛있는 ‘고려당’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산의 명물 헌책방 ‘영록서점’도 2014년 창동예술촌에 입성했다. 독립 서점 ‘산·책’은 맥주 마실 공간을 따로 마련해 ‘책맥’을 즐겨도 좋다.

불종거리에서 부림시장까지 이어지는 155m ‘상상길’ 바닥에는 전 세계 2만3,000명의 이름을 새겼다. 연인과 함께 걷기 좋다는 의미에서 ‘쌍쌍길’로도 부른다. 화분 받침에 담아 주는 ‘6ㆍ25떡볶이’는 부림시장의 명물이다.

숲길과 골목, 카페가 공존하는

광주 동명동

광주 동구 동명동은 숲길과 오붓한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하는 동네다. 한때 학원가로 명성이 높아 학부모들이 모이던 카페가 많았는데, 최근 문화 공간과 이색 카페가 들어서며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변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개성 넘치는 카페가 대부분이다.

나들이 시작은 경전선 폐선로를 활용한 ‘푸른길’이다. 광주역에서 광주천까지 8km 산책로 곳곳에 산재한 ‘광주폴리(Folly)’가 시선을 잡는다. 폴리는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인데, 광주폴리에는 기능적 역할도 입혔다.

1960년대까지 광주교도소 재소자들이 사역을 하러 갈 때 건넌 농장다리는 ‘푸른길 문화샘터’라는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동구도시재생지원센터 뒤편의 ‘꿈집’, 한옥을 식당으로 개조한 ‘쿡폴리’도 광주폴리 건축물이다. 쿡폴리에는 유리온실 형태의 카페 ‘콩집’과 한옥을 리모델링한 한식당 ‘청미장’이 입주해 있다.

농장다리에서 산수동으로 내려서는 길목엔 소규모 책방과 자그마한 카페가 들어섰다. 책방 사잇길로 접어들면 ‘동밖에 마실골목’이 동심으로 이끈다. 비좁은 골목을 추억의 벽화로 장식했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 옛 전남도청 터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궁동 ‘예술의 거리’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스산한 가을 오후라면 대인시장의 뜨끈한 국밥도 놓칠 수 없는 먹거리다.

<최흥수기자·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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