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립교회의 힘’ 미 전역 교회 20년간 5만개 늘었다

2017-09-21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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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단 소속 크게 감소 불구 꾸준히 증가

▶ 신도 800만명… 가톨릭·남침례교 이어 3위

‘독립교회의 힘’ 미 전역 교회 20년간 5만개 늘었다

YWAM 집회에서 청년 그리스도인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중보기도 하고 있다.

기독교가 오로지 번영과 영화를 누리며 2000년 역사를 보낸 게 아니다. 오히려 가난과 박해, 타락과 범죄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키워왔다. 소멸할 것 같은 백척간두의 순간 신앙은 전혀 예기치 못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새롭게 꽃을 피웠다.

기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퇴조하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만 알았던 교회 숫자가 사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미 전역에서 5만 개의 교회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교회의 ‘부활’은 기존 교단과 종교적 전통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늘어난 교회의 대다수가 아무 교단에도 소속하지 않는 독립교회(Nondenominational Church)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사문화된 관습과 교리, 교단과 목회자 이해관계에 함몰된 상당수 교단들에게 비기독교인은 물론 교인들조차 외면하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반영된 결과다.

전미교회연구소(NCS)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33만6,000개이던 교회는 2006년에 정점을 이루면서 41만4,000개까지 증가했다가 2012년에는 38만4,000개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 기간 전체 교회의 숫자는 약 5만개가 증가한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 2006년 이후 3만 개의 교회가 감소한 사실만 지금까지 집중적으로 부각됐지만 실상은 교회가 생명력을 키워가고 있었던 셈이다.

지난 20년 동안 기독교 문화와 전통이 급속하게 외면당하고 퇴색한 점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 종교연구 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사이몬 브로어 박사는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놀라울 게 없다”면서 “과거에는 교단 중심으로 통계를 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개별 교회를 대상으로 파악했기 때문에 새로운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교회의 숫자는 지난 20년 동안 감소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 하트포드종교연구소(HIRR)에 따르면 독립교회들은 1998년에 5만4,000개였지만 2006년에는 7만9,000개로 급증했으며 2012년에도 8만4,000개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가톨릭, 남침례교에 이어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독립교회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소속된 교인의 숫자도 지난 1996년 19만4,000명에 머물던 게 2006년에는 8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비기독교 종교단체의 경우 최근 들어 급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8년 1만6,000개에서 2006년 1만3,000개로 감소했다가 2012년 조사에서는 2만6,000개로 급증했다. 특히 이슬람이 매우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 전역의 이슬람 사원이 2000년 1,200개에서 2011년에는 2,100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비기독교 종교인구도 1990년 580만명에서 2008년에는 870만명으로 증가했다. 브로너 박사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이슬람 인구의 이민이 증가한 점과 경제 불황으로 양극화가 심화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밖에도 기독교에 식상한 사람들의 반발심도 중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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