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목회자뿐 아니라 신앙인의 모델이었습니다”

2017-08-29 (화) 이창열 기자
크게 작게
“목회자뿐 아니라 신앙인의 모델이었습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를 26년간 담임한 고 이원상 목사의 생애와 목회를 다룬 전기 ‘이제 우리가 그 길을 걷겠습니다’(두란노 출판사)를 쓴 4명의 작가가 지난 12일 중앙장로교회에서 만나 그간 이 책을 쓰면서 느꼈던 색다른 경험과 감격을 나눴다. 4개 부문으로 나뉘어진

이 전기는 이 목사의 어릴 때부터 미국 유학까지 과정은 주경로 목사, 중앙장로교회 목회기간은 백순 장로, 목사 은퇴 후의 삶은 송상웅 목사, 이 목사의 목회관과 교회관, 설교관에 관해서는 류응렬 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가 담당해 썼다. 이들은 입을 모아 이 책이 “교회를 섬기고 있는 목회자나 차세대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특히 이 책으로 말미암아 고인의 유언인 기도센터가 워싱턴 지역에 세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응렬 목사는 “고 이원상 목사는 목회자들의 모델이자 신앙인의 모델이었다”면서 “그 분의 삶 자체가 모델이었던 만큼 목회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담회를 통해 이들 작가들이 고인을 가까아 서 바라본 모습, 그리고 고인이 남긴 유산이 뭔지를 들어봤다.


“나는 평범한 은사를 가진 아주 평범한 사람입니다. 나는 말주변도 별로 없고 사역관리도 잘 못하고, 대단한 설교자도 아닙니다. 내가 유일하게 잘 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을 한 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내 아내를 사랑하고, 내 자식들을 사랑하고, 또 다른 사람들을 사랑했습니다. 그것뿐입니다.” 전기(사진)에 담긴 고 이원상 목사의 말이다.

지난해 12월 5일 79세로 별세한 고 이원상 목사는 1977년부터 2003년까지 26년간 중앙장로교회를 담임했고 목회 기간 후에도 시드 선교회를 통한 세계선교화와 ‘선교가 기도’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프레션(PRASSION)을 창립, 워싱턴 교계에서 뿐만 아니라 미주 교계에서도 존경을 받고 있다.

전기는 2016년 10월‘이원상 목사 전기 프로젝트’로 명명돼 작업이 시작됐고 6개월의 작업을 거쳐 올해 4월 17일 출판됐다. 이 책은 2세권 목회자들을 위해 영어로도 출판될 예정이다. 책자는 총 3000권이 인쇄됐으며 책자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웹사이트(www.kcpc.org)에 들어가면 관련 인터넷 서점을 찾을 수 있다.

▲ ‘은혜의 여정, 믿음으로 걸어가다’-주경로 목사고인의 어린시절과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부임 전(1937년-1977년)을 내용으로 하는 1부 ‘은혜의 여정, 믿음으로 걸어가다’는 주미대사관 무관 출신으로 중앙장로교회에 출석했다가 목회자가 된 주경로 목사(해리슨버그 교회 담임)가 썼다. 주 목사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중앙장로교회 행정 및 심방 담당 목사로 있으면서 이 목사님과 함께 심방을 가면서 나눈 이야기가 이번에 글을 쓰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면서 “이 목사님은 평범한 사람인 자신이 만주에서 태어나 3·8선을 넘어 북한을 빠져나와 서울과 경산을 거쳐 다시 미국에 온 것을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전했다.

주 목사는 또 “이 목사님은 업무 이외에는 말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말이 적었고 듣기 싫은 보고를 할 때도 상대방을 배려해 얼굴 표정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전하지 않았다”면서 “이 목사님은 표현을 잘 안했지만 사실상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았고 모든 일에 자상하셨다”고 회상했다. 주 목사는 이 목사를 한마디로 “겸손하신 분”이라면서 “이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깊이 느낀다”고 말했다. 소설가이기도 한 주 목사는 “전기를 쓰기 위해 이원상 목사님과 살아계실 때 두 번 면담을 했으며 본인의 기억이 희미해 지인들과 국제전화로도 통화를 했다”면서 “이영자 사모님이 이 목사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잘 알고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하나님만 의지하며’- 백순 장로 고인의 중앙장로교회 목회 시절(1977년-2003년 9월)을 내용으로 하는 2부 ‘하나님만 의지하며’는 고인과 30년간 함께 교회 생활을 한 백순 장로가 썼다. 백 장로는 “이 목사님이 직접 작성한 기도수첩이 원고 작성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이 기도수첩과 이 목사님과의 두 번의 면담을 통해 글을 쓰게 됐는데 분명한 것은 이 목사가 중앙장로교회를 무지 무지하게 사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장로는 “이원상 목사님의 사역은 돌봄 사역으로 그는 성도 개개인들의 이름을 적고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면서 “이러하셨기 때문에 성도들을 만날 때는 자녀들의 이름까지 알고 계셔 성도들을 놀라게도 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백 장로는 “이 목사님이 은퇴하실 때 당회에서는 새로 부임하는 담임목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이 목사님께 교회를 떠나달라고 했지만 이 목사님은 예배만 보고 갈테니 교회에 남을 수 있도록 당회에 요청하셨다”고 성도들을 사랑했던 고인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백 장로는 “이 목사님은 당회에서 항상 만장일치를 요구했으며 금식기도를 하며 장로들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했다”며 “예수님을 닮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신 분으로 정직과 겸손의 모범을 보이셨다”고 말했다. 백 장로는 “한번은 이 목사님께서 너무 화가 났는지 그곳에 있으면 욕을 할 것 같아 밖으로 나왔다는 말을 듣고 그도 인간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백순 장로는 연방 노동부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은퇴했다.


▲ ‘주신 은혜대로’- 송상웅 목사 고인의 은퇴 이후 사역(2003년 9월-2016년 12월)은 3부 ‘주신 은혜대로’라는 제목으로 시드(SEED)선교회 연구실장인 송상웅 목사가 썼다. 이원상 목사가 창립한 시드 선교회는 미국, 캐나다, 한국, 브라질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37개국에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송 목사는 “이원상 목사님도 말이 없고 나도 말이 없었지만 시드 선교회를 함께 하면서 보낸 시간이 책을 쓰는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면서 “이 목사님은 항상 기도하시면서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이 목사님은 항상 공부하는 분 이셨다”면서 “제가 어떤 책을 선교에 도움된다고 소개하면 가장 먼저 그 책을 읽으셨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이 목사님은 선교는 교회가 해야 한다는 시각을 가지셨던 분”이라면서 “그래서 중앙장로교회에서 태동된 CMF와 뉴욕장로교회 선교회가 모체가 돼 ‘시드 인터내셔널’이 지난 2000년 6월 창립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목사님은 1주일 24시간 365일 기도할 수 있는 기도센터에 대한 꿈이 있었으며 언젠가는 자신이 만든 시드선교회 산하에 기도센터가 건립되길 꿈 꾸셨다”고 밝힌 송 목사는 “시드선교회 산하에 현재 ‘프레션‘이라는 기관을 두고 있지만 기도센터는 따로 없어 아직은 센터빌에 위치한 선교회 국제본부 사무실에서 기도모임을 갖고 있다”며 고인의 꿈인 기도센터가 속히 건립되길 희망했다.

▲ ‘이원상 목사의 설교와 목회’ - 류응렬 목사 4부 ‘이원상 목사의 설교와 목회’는 류응렬 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가 직접 썼다. 이번 전기의 편집장 역할을 한 류 목사는 “처음에는 이원상 목사님의 기도관과 선교관 등을 다루는 것으로 잡혀졌다가 이후 그 분의 생애와 목회 사역을 다루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첫 미팅에서 방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류 목사는 이원상 목사의 후임으로 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가 된 과정을 소개했다. “2012년 8월 토요일 순장 특강 강사로 왔었는데 그때 이 목사님께서 나에게 중앙장로교회에서 목회를 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물었고, 정중히 거절하는 저에게 하나님이 인도 하실지도 모르니 ‘기도 한번 해 보시죠’라고 말한 것이 시초가 됐고 이후 기도 중에 이를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이 목사님의 목회관과 교회관, 설교관을 쓰기 위해 3차례 댁을 방문해서 인터뷰를 했는데 한번에 2시간 내지 길게는 3시간도 정도 인터뷰를 했다”면서 “이 목사님 삶 자체가 바로 신앙인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이원상 목사님이 살아계셨을 때 좀 더 많은 말씀을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류 목사는 “이 목사님의 전기집을 남긴 것은 후세에 목회자들이 좋은 모델을 따라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이 책은 목자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이원상 목사님은 평생 기도를 하신 분”이라면서 “특히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해달라’와 ‘하나님, 저를 불쌍히 여겨달라’는 두 가지를 놓고 기도하셨다”고 소개했다.

<이창열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