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오브 호프를 위한 고언
2017-08-25 (금) 12:00:00
한인사회 최대 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 주가가 지난 6개월 사이 27%나 하락하면서 합병 후유증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우려는 당초 BBCN과 윌셔의 합병 결정이 나올 때부터 제기됐던 것이다. 합병은 두 기업의 문화가 잘 융합될 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법이다. 합병이 단지 물리적 결합에만 머물 경우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많은 거대기업들 간의 합병이 이런 전철을 밟았다.
두 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뱅크 오브 호프는 그동안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원활치 못한 소통, 그리고 규모에 걸맞은 인프라의 부재 등 많은 문제점들을 노정해 왔다. 뱅크 오브 호프의 주가 하락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규제완화 기대로 크게 올랐던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조정되는 국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런 내부의 문제들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는 게 더 합당하다.
뱅크 오브 호프가 출범했을 때 한인사회는 메가 은행 탄생에 따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인 금융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이에 따른 금융서비스의 차원과 질 또한 한 단계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긍정적 반응이 대세였다. 하지만 합병 후 뱅크 오브 호프의 경영행태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뿐 아니라, 대출 심사와 감독이 까다로워지면서 돈 빌리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은행 합병으로 고객들의 선택권이 줄어든 상황에서 뱅크 오브 호프의 현 상황과 서비스는 주주와 고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은행 경영진은 “합병 여파는 시간이 가면 해결될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저절로 상황이 개선될 수는 없다. 뱅크 오프 호프를 향한 질책과 비판에 억울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합병 후유증을 조속히 극복해 커뮤니티 최대 은행다운 면모를 안팎으로 갖출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주가는 서비스 개선으로 영업실적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오르게 돼 있다. 어떤 경우든 인력 감축 등 인위적인 방식을 통한 주가 견인 유혹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뱅크 오브 호프의 뿌리는 커뮤니티임을 한시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