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통 회장에게 거는 기대

2017-08-23 (수) 김철수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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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후 2개월 가까이 지연됐던 민주평통 인선이 완료됐다. 정권 교체로 인선 전부터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던 18기 주요 회장단 선임은 예상대로 새정부와 가깝거나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모양새다. 평통 인선마다 불거져 나왔던 낙하산 논란, 한국 정치권과의 친분이 작용하는 인선 공식이 이번에도 되풀이된 느낌이다.

LA의 경우 이번 새 평통 회장 인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한인사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쪽과 인연이 깊은 몇몇 인사들과 김덕룡 수석부의장과 친분이 두터운 한 단체장 등의 유력설이 나돌았지만 결과는 지난 20년 가까이 회장 인선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서영석 회장으로 귀결됐다.


헌법기관인 평통은 한국은 물론 해외지역의 통일의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지만 40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며 한국의 통일정책을 홍보하고 자문하는 본연의 역할 보다는 보은인사 논란이나 운영 문제 등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평통 무용론이 끊임없이 제기돼오면서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평통의 역할과 활동 방향이 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공식 출범까지 일주일 남짓 남은 18기 평통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통일 정책에 발맞춰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새로운 정부의 통일관을 주류사회에 홍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임무일 것이다.

또 북한 도발과 오토 웜비어 사망을 계기로 미국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미북 관계에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다보니 제한적일수밖에 없는 평통의 역할 안에서 단체 운영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등도 새 회장이 맞닥뜨려야 할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서영석 신임회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LA 한인회장과 미주총연 이사장, 한우회 회장 등 한인사회 단체장직은 물론, 크레센타밸리 타운 의원 등 주류 정계에서도 활동한 다양한 경험이 축적돼 있는만큼 LA 평통으로서는 서 회장 인선이 향후 활동 방향과 나아갈 길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 회장은 임명 직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가주 전역에 거주하는 자문 위원들이 해당 지역 연방 및 주 정치인들과 교류를 통해 한국 정부의 통일 정책을 홍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이 ‘마지막 커뮤니티 봉사’임을 강조한 서 회장의 2년 임기가 성공적으로 마침표를 찍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한인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철수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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