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미국에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인간의 욕심과 사업을 위하여 수퍼돼지로 태어난 ‘옥자’를 사랑으로 키운 소녀 미자가 뉴욕의 에서 옥자의 목숨을 살리는 감동 깊은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깊은 감성과 유머스러운 장면들에 관객들은 열광하지만, 그 보다 더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것은 대기업과 소비자의 ‘윤리’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윤리’를 내면화하게 할 수 있을 까?
미국의 학교들은 여름방학 권서 도서에 윤리를 테마로 한 책들을 학생들에게 읽게 하면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 ‘화씨 451(Fahrenheit 451)’,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등의 책들은 고등학생들이 자주 읽는 책들로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한 질문을 하도록 해주고 있다.
‘화씨 451’는 공상 과학 소설로 기계 문명과 브로드캐스트 미디어(broadcast media)가 지배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책은 의식과 감정의 자유를 유발하기에 소방관들은 모든 책들을 찾아서 태우게 되는데 화씨 451도는 종이가 타는 온도를 상징한다. 매카시즘(McCarthyism)과 냉전 시대의 경험으로 쓰여 진 이 책은 소셜 미디어에 길들여지며 책을 멀리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기술 시대의 미디어 윤리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한다.
의학의 진보에 힘입어, 창조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여 피조물을 만들어 낸 된 프랑켄슈타인의 박사를 떠 올리면, 바이오 에식스(Bioethics)를 논의하게 된다.
“내가 이토록 잔인해진 것은 억지로 내게 정해진 이 진저리치도록 고독한 삶 때문이오!”라고 말하는 피조물의 메아리는 DNA 클로닝과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난치병과 불치병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사용되기에 정당화 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한 딜레마일 수도 있다.
21세기인 요즘에 우리가 접하는 새로운 윤리적 문제들도 많다.
윤리와 도덕은 이데올로기, 이념을 만들고 이념은 사회에게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기에 청소년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올해 대학 공통 원서 에세이 중에서도 어떤 윤리적 도전을 받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입장은 어떻게 취했는지를 물어 보는 것이 있다.
하퍼 리 (Harper Lee)의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스카우트는 어린 나이인데도 용감하게 인종차별에 굴복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정치적으로 혼란한 사회에서 당장 눈앞에 닥치고 있는 많은 윤리적 문제들에 과연 용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린 스카우트라면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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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영 /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