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펌프업/SUNY스토니브룩 의대 입학예정 유니스 김 양

2017-07-10 (월)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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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돕는 사회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연구할거예요”

펌프업/SUNY스토니브룩 의대 입학예정 유니스 김 양
375:1 경쟁 뚫고 메디컬 프로그램 장학생 선발
고교시절 방학 때마다 의료봉사단 참여
지멘스 경시대회서 세미 파이널리스트에 등극

지난달 롱아일랜드 로즐린 고교를 졸업한 유니스 김(한국명 하영, 17)양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의대인 통합 메디컬 프로그램(BS-MD) 8명의 합격생 중 한명으로 올 가을,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일반 입학 전형과는 달리, 병원 심사와 면접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3,000여명의 지원자 중 합격증을 거머쥔 김양은 장학생으로 8년의 교육과정에 들어간다. 만점에 가까운 GPA와 2015년과 2016년 각각 리저널 과학 올림피아드 곤충학과 그린 제너레이션(Green Generation) 부문 수상의 빛나는 스펙보다 더 빛나는 것은 바로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꿈을 위해 준비해 온 김양의 열정이다.


김양은 중학생 시절, 떠난 중국 선교여행이 세상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식수가 귀한 중국 시골에서 생활하며, 중국인들이 왜 튀긴 음식을 즐겨 먹는지 깨닫기도 했고, 통역과 어린이 교육을 담당하며 위생과 쾌적한 주거 환경이 보장받지 못한 곳에서도 각자의 삶에 적응하며 즐기는 현지인들에게서 순수하고 소박한 삶의 태도를 배우기도 했다.

고교 시절에는 의료 봉사단을 따라 매년 방학이면 남미로 향했다. 치과 치료를 도왔던 페루에서는 환자의 요구와 상황에 맞춰 계속해서 치아 모형을 다듬는 현지 치과 의사로부터 타인을 섬기는 삶과 성실하고 겸손한 태도를, 통역과 의료 보조를 맡은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에서는 손짓과 서툰 영어로 자신을 거꾸로 돕겠다고 나서는 또래 청소년들로부터 따뜻함 그 이상의 배려를 배우기도 했다.

김양은 “종종 남미 등 덜 풍족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봉사 활동을 떠나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이들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역할로 나에게 도움을 준다. 결국 그 지역 주민들과 내가 서로를 통해 배우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고 자신의 봉사 활동들을 정의했다.

켜켜이 쌓여진 이 같은 경험들은 김양으로 하여금 일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더 나은 통역실력을 위해 스페인어 공부에, 풍토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우리 몸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다. 지난해 가을, 우스터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WPI)에서의 ‘세포 이미지의 모서리 검출’ 연구로, 차세대 노벨상이라 불리는 지멘스 경시 대회의 세미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연구는 세포간 경계를 구분해내는 프로그램에 대한 것으로 97%에 이르는 정확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환경 호르몬에 의한 물벼룩의 수직 이동 및 심장 박동’ 연구에는 공동 저자로 지난해 참여, 학계에 소개되기도 했다.

김양의 롤 모델은 어머니인 유홍선씨이다. 5살에 시작, 10개국 이상의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는 김양은 “케익을 만들어 펀드레이징하며, 또 때로는 남미의료 봉사 활동에 함께 참여하며 지켜본 엄마는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려는 열정 가득한 어른”이라며 “나 역시 그런 존재로 이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말라리아를 막아 줄 모기장을 만들고, 에볼라 예방을 위한 쿠키를 구우며 이웃을 위한 펀드 레이징 행사를 진행했던 김양은 이제는 의학 연구를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각오다. 김양은 로즐린 한인교회의 김사무엘 목사와 유홍선 사모의 외동딸이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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