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당, 서비스 개선이 먼저다

2017-06-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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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내 최저임금이 7월부터 또 오른다. 2020년까지 매년 7월의 단계적 인상은 이미 지난해 첫 인상 때부터 예고된 수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의 걱정이 덜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격을 올려야 하나, 종업원을 줄여야 하나…업주의 고민이 소비자에게 직결되는 대표적 업종의 하나가 식당이다.

시원한 해답 없이 고민은 깊어 가고 날씨까지 무더우니 자칫 식당은 맛있는 음식과 대화를 즐기는 쾌적한 공간에서 멀어지기 쉽다. 거기에 진상 손님의 억지와 불친절한 종업원의 무례까지 가세하면 식당 내의 스트레스 지수는 더욱 높아진다.


인건비와 재료값의 인상으로 마진이 줄어든 업주, 인력 감축으로 바쁘고 피곤해진 종업원 등에서 초래된 서비스 실종에 끓어오르는 고객들의 불만이 심심찮게 마찰을 빚는 현상<본보6월21일자 보도>에 대한 모범답안은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로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잠깐,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식당은 업주에겐 비즈니스이고 종업원에겐 직장이다. 돈을 버는 일터다. 그러나 손님에겐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장소가 ‘그’ 식당이다. 손님이 지불하는 돈에는 음식 값과 함께 서비스요금도 포함된다.

그 손님은 식당 종업원보다 박봉에 시달리는 직장인일 수도 있고 모처럼 외식 나온 가난한 가족일 수도 있다. 오늘 식당에 가서 트집을 잡겠다고 벼르고 들어오는 손님은 별로 없다. 그러나 손님을 맞는 순간부터 퉁명스럽고 뻣뻣한 종업원은 유감스럽지만 드물지 않다.

운영비 증가로 인한 음식 값 인상은 업주의 재량이다. 그러나 올라간 음식 값과 덩달아 오른 팁을 깎아달라고 하지 않는 고객에게 소홀해진 서비스까지 이해하라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 15~20% 팁의 액수는 계산서에 명시하면서 무례한 서비스는 참으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다른 고객들의 눈살까지 찌푸리게 하는 일부 갑질 고객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서비스와 관련된 고객과 식당 측의 마찰은 ‘서로’ 이해할 문제가 아니다. 식당 측의 서비스 개선이 먼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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