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정상회담, 신뢰의 초석 다지기를

2017-06-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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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신뢰의 초석 다지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8일 미국을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방문은 미주한인들에게 언제나 반갑고 흥분되는 경사이다. 암울하던 탄핵정국을 뒤로 하고 새 시대를 연 문 대통령이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과 함께 미국을 찾는다는 점에서도 이번 방문은 의미가 각별하다. 한미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누구보다 바라는 미주한인사회로서는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불안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양국 정상의 성향이나 입장이 판이한데다 주요의제를 둘러싼 엇박자와 악재들로 미국의 분위기가 긴장되어 있다. 양국 정상의 공감대 형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회담은 양국의 새 정부 출범 후 첫 정상회담이다. 새 리더십 하에서 새롭게 양국 관계의 기초를 만드는 기회이다. 외교 안보정책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방향이 다르고, 트럼프 정부 역시 오바마 정부 때와는 다른 입장이다. 한국 측에서 불거져 나온 ‘사드 환경영향 평가실시’ ‘한미연합 군사훈련 축소’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 등 발언에 미국 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이다. 거기에 더해 북한 관광 갔다가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온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감정은 악화할 대로 악화했다.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없애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한 과제이다.

정상회담은 기본적으로 정상 간의 우의를 다지는 기회이다. 다양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나 합의는 실무진에서 이어받을 일이다.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한미 간의 공고한 동맹관계 재확인이다. 대북정책도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해야 현실적으로 힘을 얻는다. 의견조율이 필수인 북핵 이슈 관련, 미국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을 기조로 비핵화 이후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북한이 추가도발을 중단할 경우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이끌어내자는 입장이다.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미주한인들을 만난다. 미 전국의 한인사회 대표들과 동포간담회를 갖는다. 문 대통령이 미주한인사회의 필요와 역량을 파악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미국과의 정치 외교적 현안들을 풀어나가는데 미주한인 인재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아무쪼록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불안과 불신이 걷히고 신뢰의 초석이 다져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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