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여전한 직장 내 성희롱
2017-06-16 (금) 12:00:00
한인사회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법 변호사들에 의하면 직장 상사나 동료들의 성희롱 행태에 대한 상담 의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0건 중 1건 꼴로 민사에 이은 형사소송으로 비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 한인사회에선 고용주와 직장인 모두에게 경종이 될 만한 성희롱 관련 판결들이 여러 차례 내려진 바 있다. 업주가 파산을 했어도 퇴직한 피해 여직원에게 수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도 있었고, 5년간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과 보복성 괴롭힘을 당해 온 피해 여직원이 직장상해보험(워컴) 청구를 통해 70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은 판결도 나왔었다.
자신은 알지도 못했던 직원간의 성희롱으로 보험료 폭등이라는 폭탄을 맞은 고용주는 억울했겠지만 이 케이스는 “고용주가 몰랐던 종업원간 성희롱의 보상 책임도 고용주가 져야 한다”는 1998년의 연방대법 판결에 의거한 것이었다. 미국 직장에서의 성차별 금지는 1964년 통과된 민권법에 명시되어 있고, “모욕적이며 불쾌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성희롱은 성차별로 간주된다”는 판결에 의해 성희롱이 성차별에 포함된 것은 1986년부터다.
“그 정도가 성희롱인 줄 몰랐다”는 변명으로 빠져나가기엔 이미 ‘성희롱=위법행위’란 인식은 이 사회에 뿌리 내린지 오래다. 의무적 회식문화와 노래방의 음주가무 관행 등이 환경을 제공해서인지 한인들의 성희롱 인식은 여전히 느슨하다. 그러나 법이 정의하는 ‘성희롱’은 상당히 광범위해 모든 신체적 접촉만이 아니라 성적인 언어와 시선, 글과 사진과 동영상이 다 해당된다. 가해자가 흔히 주장하는 “만지지도 않았다”는 기준이 아니다.
무엇이 성희롱인가에 대한 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직장 내 성희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피해자의 배상소송 또한 늘어날 것이다. 업주들도 예방교육과 처벌규정 강화 등 자구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