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다음날 같은 길에 다른 집도 매물로 나온다면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안 팔리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에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제값을 못 받을 것 같은 걱정도 떠나지 않는다. 요즘 바이어들이 집을 장만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듯 셀러들도 경쟁해야 주택 판매에 성공할 수 있다. 바이어들이 많다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가는 제값 받기도 힘들고 주택 판매에 실패할 수도 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트룰리아 닷컴’이 이웃에 나온 매물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 청소 한번 더 하는 부지런함
같은 길가에 다른 집이 매물로 나왔다면 느긋하게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청소라도 한 번 더 하겠다는 각오가 없으면 경쟁에서 밀리기 쉽다. 뉴저지주 말톤 지역의 셀러 에어토 자모라노의 필승 전략은 청소를 최대한 자주 하겠다는 것이었다. 집을 보러오는 바이어가 있을 때마다 미리 대청소를 실시하겠다는 각오를 세웠다.
바이어가 집을 보러 왔을 때 깔끔하고 새집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모라노의 전략은 적중했다. 이웃 매물보다 먼저 오퍼를 받았는데 자모라노가 원하는 가격에서 한 푼도 깎지 않는 가격 조건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집을 보고 간 바이어들이 모두 좋은 인상을 받은 덕분에 ‘백업’ 오퍼도 여러건이나 제출됐다고 한다. 자모라노의 사례처럼 이웃에 경쟁 매물이 나왔을 때는 좌절보다는 부지런한 자세부터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 ‘커브 어필’을 살려라
바이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커브 어필’(Curb Appeal), 즉 주택의 외관이다. 일단 주택의 외관이 보기 좋아야 같은 길에 나온 경쟁 매물보다 한발 앞설 수 있다. 주택 외관은 건물의 겉 모습 뿐만 아니라 앞마당의 조경 상태까지 포함한다. 우선 건물 외벽의 낡은 페인트를 새로 칠해야 바이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없다.
차고문의 페인트는 오랜 기간 햇빛을 직접 받는 경우가 많아 색이 바래기 쉬운데 집을 내놓기 전에 깔끔하게 새로 칠해야 커브 어필이 살아난다. 건물 벽에 설치된 녹슨 전등갓은 반드시 새것으로 교체한다.
필라델피아의 마이클 켈체스키 에이전트는 나온 지1년이 넘도록 팔리지 않는 매물의 최근 성공적으로 판매했다. 팔리지 않는 원인을 분석하던 중 커브 어필, 특히 앞마당 조경이 문제라는 것을 발견하고 셀러에게 조경을 전체적으로 교체하자고 제안했다.
칙칙하던 기존 조경을 새것으로 교체한 뒤 에이전트는 대대적인 오픈 하우스를 개최해 이웃집 매물의 ‘기’를 죽이는데 성공했다. 이후 매우 만족스러운 가격에 집을 처분하는데 성공했다.
■ ‘홈 스테이징’은 선택 아닌 필수
집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실내 장식용 소품을 활용하고 때로는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작업을 홈 스테이징이라고 한다.
홈 스테이징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셀러가 아직 많다. 전문 업체를 통한 홈 스테이징 비용이 수백달러에서 때로는 수천달러가 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웃에 경쟁 매물이 나왔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특히 경쟁 매물이 비슷한 구조와 조건을 갖춘 집이라면 홈 스테이징이 경쟁 매물에 비해 돋보기에 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홈 스테이징의 장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홈 스테이징은 단순히 실내를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시키는 작업이다. 가구 재배치와 실내 정리를 통해 실내 공간이 커보이게 하는 효과도 홈 스테이징을 통해서 낼 수 있다.
요즘 매물 사진 촬영이 필수인데 홈 스테이징을 한 매물의 사진은 홈 스테이징을 하지 않은 매물에 비해 훨씬 돋보인다. 바이어가 집을 방문했을 때의 첫 인상은 커브 어필이 좌우하지만 바이어의 방문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은 매물 사진이다. 홈 스테이징을 통한 매물 사진이 인터넷에서 바이어들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 집 팔기 위한 전략적 리모델링 실시
전략적인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경쟁 매물보다 앞설 수 있다. 만약 경쟁 매물보다 면적이 작거나 침실 갯수가 적은 불리한 조건이라면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집을 팔기 위한 목적의 리모델링은 바이어들의 트렌드와 잘 맞아야 한다. 특히 시대 구분 없이 주방 리모델링이 잘 된 집이 잘 팔리기 때문에 주방을 중심으로 한 리모델링을 실시하면 판매 성공률이 높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셀러 애나 미라치는 인근에 나온 매물보다 약 500 평방피트 작고 침실도 하나 적은 집을 매물로 내놓았다. 면적이 작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실내 가구를 제거하고 홈 스테이징도 실시했다.
미라치는 이웃 매물의 주방이 구식이라는 점을 알고 자신의 집 주방을 트렌드에 맞게 리모델링 했다. 집을 내놓자마자 28명의 바이어들이 집을 보고 갔고 결국 좋은 조건에 집이 팔렸다. 면적도 크고 침실 개수도 많은 이웃집은 결국 팔리지 않아 임대 매물로 전환됐다.
■ ‘오버 프라이스’ 절대 금물
주택 시장이 아무리 바이어들로 넘쳐난다고 해서 ‘오버 프라이스’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오버 프라이스는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는 것을 말한다. 사려는 사람이 많아서 비싸게 내놓아도 잘 팔릴 것 같지만 역풍을 맞기 쉽다. 특히 주택 시장이 ‘핫’한 시기와 인근 경쟁 매물의 가격이 낮을 때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웬만한 부동산 에이전트보다 더 정확한 시세 자료를 꿰차고 있는 바이어가 많다. 시세보다 높다고 판단되는 매물은 판매 기간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요즘처럼 집이 잘 팔리는 시기에 안 팔리고 시장에 계속 매물로 나와 있다면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바이어들의 의심을 사기 쉽다.
집이 잘 팔리는 셀러스 마켓이라도 시세를 적절히 반영하도록 가격을 정해야 이웃 경쟁 매물보다 빨리 팔 수 있다. 오히려 경쟁 매물보다 가격을 낮게 정하면 바이어들의 경쟁을 유발해 판매 기간이 단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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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