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유를 위한 거대한 책’

2017-06-08 (목) 12:00:00 Bob Hicok 작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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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일

인간은 눈꽃처럼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은 그저

영원히 녹고만 있는 곳이겠죠

당신이 만일

인간은 개를 즐겁게 하는데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겐 언제나

맥주를 사주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을 거랍니다.

그대가 우울하다면, 어쩌면 그것은 그대가 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는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눈꽃만큼도 특별하지 않습니다. 아니 특별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눈꽃이라면 평생 녹아내리는 슬픔을 보아야 하니까요. 인간이 개와 놀기 위해 태어났다 할 만큼 특별하지 않은 존재인 것을 아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은 특별해집니다. 우리의 소명이 이처럼 소박하다면 그 무엇을 하고 산들 넘치지 않을까요. 친구들은 좋아라 당신 곁에 모여들것입니다. 모여 들지 않으면 또 어떻습니까. 당신은 이미 행복한 것을.임혜신<시인>

<Bob Hicok 작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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