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 칼럼/스택(Stack)

2017-05-02 (화)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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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창의적입니까?’ 요즘 대학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문제의 하나는 입시자들이 얼마나 창의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무에서 유를 창조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질문을 접하는 학생들은 그저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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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신작인 “마법의 섬” (The Enchanted Island)의 초연을 보러 갔었다. 바로크 음악과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과 “템퍼스트”를 토대로 만들어지고 피터 겔브(Peter Gelb)가 지휘를 한 “마법의 섬”은 위대한 창작물이라고 극찬을 받았다.

예술에 파스티셰(Pastiche, 모방)가 있다면 과학기술에는 스택(stack)이라는 전문 용어가 있다.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의미는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차곡차곡 쌓아서 더 좋은 방안을 찾는 것이다.

새로운 창조물이라기보다는 현재 가지고 있는 방법들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폰에는 여러 가지 기능들이 있다. 전화 기능위에 소셜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고, 게임 등 기능의 다앙성을 첨가할 수 있다. 이렇게, 스텍 체제를 갖추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지난달 컴퓨터업계에서는 큰 별인 로버트 테일러(Robert Taylor)를 잃었다. 인터넷의 모체인 아르파네트(Arpanet)와 퍼스널 컴퓨터의 원형인 알토(Alto) 컴퓨터를 탄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그는 현대 테크놀로지의 혁신자이었다.

컴퓨터의 마우스 개발도 그의 도움으로 이루어졌고, 그의 업적은 현재 인공 지능(AI)까지 연결 되어 있다. 특히 그의 알토 컴퓨터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윈도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큰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 두 사람은 로버트 테일러의 테크놀로지를 진화 시키어 아이폰과 윈도우 소프트웨어와 같은 새로운 창조물을 만든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말은 절충주의(Eclecticism)이다. 즉,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새롭게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마법의 섬’ 오페라에 대해서 창의력을 상실하고 여러 가지 작품을 조합해 놓은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피터 겔브의 새로운 시도는 젊은 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고 큰 성공을 가져왔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도 로버트 테일러의 업적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게 자신들의 독창적인 시대를 구축 했다.

대학에서 창의력 있는 사람을 원하는 이유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창의력은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도와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창의력은 반드시 무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유에서 새로운 유를 창조하는 것도 또 다른 정의의 ‘창의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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