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은 진행형
2017-04-19 (수) 12:00:00
하은선 사회부 부장
노스트롬 백화점에 K뷰티와 K패션 매장이 입점했다. 한인 올리비아 김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 디렉터가 기획한 팝-인(Pop-In) 매장이다.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소개해 유행을 선도해온 그녀가 지난해 서울 패션 위크를 찾았고 K뷰티와 K패션을 차례로 노스트롬 백화점에 끌어들였다. 노스트롬은 K패션 팝-인을 두고 ‘그들 만의 스타일이 있는 서울에서 가장 모험적이며 트렌디한 패션 마인드를 가진 한국 디자이너들을 소개하는 코너’라고 설명했다.
노스트롬은 1901년 시애틀의 구두 가게에서 출발해 신뢰로 명성을 쌓은 고급백화점이다. 그런 노스트롬이 존재하지도 않던 부서와 직책을 만들어 2013년 2월 올리비아 김씨를 스카웃했다. 그녀는 편집샵 ‘오프닝 세러모니’ 출신의 10년 경력 머천다이저로, 지금은 겐조 수석 디자이너를 겸하는 오프닝 세러모니의 공동대표 캐롤 임씨가 영입한 자타공인 너드(괴짜 과학도)였다. 의대 진학을 준비하다가 재미있을 것 같아 패션계에 발을 들였다는 그녀의 탁월한 안목은 노스트롬 ‘스페이스’에서 검증을 거쳤다. 첫 프로젝트인 샵 인 샵 ‘스페이스’(Space)는 3년 만에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이자 인큐베이터로 성장했다.
그리고, K패션 ‘팝-인@노스트롬’은 그녀의 또 다른 프로젝트다. 한국의 선글래스 ‘젠틀 몬스터’가 시범 매장으로 들어왔고 지난 2월 ‘K뷰티’가, 지난달 31일 K패션 8개 브랜드가 온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이 모두가 K팝의 파생력이다. 주춤한 듯해도 미국 내 K팝의 인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은 K팝이 노래, 댄스, 미적 요소 등 다양한 분야를 갖춘 ‘360도 장르’여서 언어를 장벽으로 여기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잘 맞다고 평한다. 특히, K팝은 걸 크러시 현상이 두드러지고 아이돌 그룹의 패션, 뷰티를 따라하려는 젊은층이 K뷰티, K패션의 추종자가 된다고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적절한 시기에 두려움 없이 이를 내세울 때 성공은 성큼 안겨든다. 유투브를 타고 급성장한 K팝, 전 세계 가장 변덕스러운 소비층을 사로잡았다는 트렌드 세터 K팝 덕분에 이제 ‘K’를 내세운 다양한 분야가 미국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K팝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그 원동력이다.
K팝을 할리웃보울에 소개한지 올해로 15년째다. 한국일보 음악대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할리웃보울에서 일하는 타인종 스탭들마저 넘치는 에너지에 모두가 ‘업’ 된다고 한다. 오는 29일 저녁 할리웃 보울에서 또 한번 K-팝의 열기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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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사회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