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도중에 Saddle에서 바라 보이는 서북쪽 전망.
우리들이 주말을 이용하여 등산활동을 함에 있어서 가장 많이 찾아가는 곳은 아무래도 San Gabriel Mountains이다.
동으로는 I-15, 서로는 I-5, 남으로는 Pasadena, Monrovia, Azusa, Upland 등의 도시지역을, 북으로는 Palmdale, Philan에 이은 Mojave사막을 경계로 하여, 동서로 68마일, 남북으로 23마일(총면적은 960 평방마일)에 걸친 산악지역이다. 그런데 이 San Gabriel Mountains에는, 우리들 보통의 주말등산객들이 오를만한 산들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Sierra Club 의 최대 지부조직인 ‘Angeles Chapter’ 에서 해발고도 5,000’ 가 넘는 남가주 일원의 산들을 대상으로 등산을 권장하고 표창하는 ‘Hundred Peaks Section’(HPS)제도를 참고하면 적당한 답을 찾을 수 있다. HPS 에서 지정한 고도 5,000‘ 이상인 남가주 일원의 산이 280개 내외가 되는데, 이 가운데 76개의 산이 이 San Gabriel Mountains에 있으며, 이곳엔 8,000’ 이상인 산도 22개가 된다.
대한민국(남한)에는 5,000’(1,500m) 이상인 산이 총 19개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동네의 뒷산’인 San Gabriel Mountains가 과연 얼마나 대단한 산악지대인지 가늠해 볼 수 있겠다.
오늘은 이 San Gabriel 산맥의 가장 깊은 곳이라고 할 수 있는 Bear Creek Trail을 경유하는 Mt. Smith를 소개한다. 왕복 7마일에 순등반고도는 1,830‘이고, 5시간정도가 소요되는 어렵지 않은 루트이나, 험준한 San Gabriel Mountains 안에서도 가장 잘 간직된 원시의 비경을 볼 수 있다.
등산코스
조그마한 화장실건물 바로 오른쪽에 Bear Creek Trail 입구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 등산로 입구에서 Mt. Smith의 정상을 볼 수 있는데, 지금 지나온 39번 도로의 남쪽을 보고 섰을 때, 바로 정면에 보이는 산줄기의 맨 오른쪽 최고봉이 오늘의 산행목표인 것이다.
등산로는 잔잔한 흙길이면서 경사가 완만하므로 걷기에 편하다.
크게 보면, Mt. Islip으로 부터 남쪽으로 내려오는 산의 혈맥이, Crystal Lake을 지난 후, Mt. Smith에 이르기 직전에 높이 솟구친 무명의 봉우리(5470‘ 봉이라 칭하고자 함)의 허리를 감싸고 돌며 나아가는 형국이다.
남쪽을 향한 산비탈들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창궐해 있는 식물이 눈에 띈다. 바싹 마른 작은 꽃망울들을 다닥 다닥 달고 있는 California Buckwheat으로 산불이 난 뒤에 가장 빨리 회복되는 식물이며, 양봉가들이 반기는 야생 꿀의 중요한 소스이기도 하다. 가끔씩 왼쪽으로 보이는 Mt. Smith의 정상부위가 거대한 피라밋인양 뾰쪽하게 솟아있어, 마지막 등정구간의 산행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대략 1시간이 지나면 등산로 오른쪽의 길섶에 2마일지점임을 알려주는 표지말뚝을 만난다. 뒤를 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계곡과 Crystal Lake 및 Hawkins Ridge쪽에서 흘러 내리는 산줄기와 계곡들이 자못 유장하고 아름답다.
이 계곡들을 흘러서 모아지는 물이 North Fork이고, 머잖은 곳에서 West Fork 과 합류되어진 후, 다시 East Fork 와 합수되어짐으로써 결국 San Gabriel River를 이루어, Azusa쪽의 댐들에 저수되다. 주요 식수원의 하나이다.
뒤쪽으로는 Hawkins Ridge의 연봉들이 그 우직한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한다. 등산로가 통과하게 되는 움푹한 계곡에는 한 무리의 Sycamore들이 계곡을 풍성하게 메우고 있어, 매 마르고 척박한 산자락에 한바탕 촉촉한 오아시스의 청량감을 자아낸다.
5분여를 더 나가면 이제 북쪽의 5,470‘봉과 남쪽의 Mt. Smith의 경계인 Saddle(4,240’)에 이른다. 등산시작점에서 3마일거리의 능선에 오른 것인데, 이제야 비로소 열리는 서쪽의 경개는, 울울창창한 계곡과 기암준봉의 산줄기들로 감탄성이 절로 난다. 과연 원시의 비경이라고 부를 만큼 아름답고 신비롭다. San Gabriel Wilderness 의 그윽하고도 현란한 경치를 즐기고 숨도 고를 겸 잠시 쉬어 가자.
Mt. Smith의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여기서, 직진으로 계곡을 향해 내려가는 Bear Creek Trail을 벗어나, 말 고삐를 매어두는 나무말뚝을 지나, 왼쪽으로 난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야 한다. 정상은 이 Saddle에서 불과 반마일 미만의 짧은 거리이나, 870‘의 순등반고도가 되니, 많이 가파르다. 다행히 거리가 짧고 트레일 상태도 좋으며 위태롭게 느껴질 만한 구간은 없다.
부드러운 흙으로 이루어진 30평 내외의 편안한 평지가 정상인데, 몇 그루 키 낮은 Manzanita가 가장자리께로 나있다. 정상 중앙에 1930년에 행한 미 정부의 지형조사 표지인 Benchmark가 있는데, ‘HEADLEE'라고 이곳의 식별명을 찍어 놓았다. Mt. Smith라는 이 산의 이름은 초기에 San Gabriel Canyon의 Miner였던 Bogus Smith에서 비롯된 것 이라는데, 아마도 1930년 보다는 더 후에 붙여 졌었나 보다.
동서남북 사방의 전망이 탁월하다. 오직 남쪽만은 멀리 태평양을 면하고 있는 지형이나, 잔잔한 산줄기 너머로 이내인지 바다인지 구분키 어려운 흐릿한 자취가 유현하고, 나머지 3면은, 가까이 또는 멀리 20개가 넘는 숱한 식별 가능한 산들이 이곳 정상을 보호하듯 둘러싸고 있다.
서쪽으로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는 Twin Peaks의 동봉이고, 그곳에서 이쪽으로 흘러내리는 험준한 산줄기의 앞쪽으로 큰 바위덩이들이 정상에 놓여있는 곳이, 이 San Gabriel Mountains에서 가장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Triplet Rocks (6,160‘) 이다.
시간이 촉박하지 않다면, 이곳 정상에서 서남쪽으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서봉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그곳 정상에서는 나무들에 가려져 사방의 전망이 좋지는 않으나, Manzanita 와 Chamise가 푸르게 우거져 있는 관목 숲을 헤치며 가고 오는 도중의 전망이나 운치는 아주 좋다.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 전망.
가는길
I-210의 Azusa Exit으로 나와 3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8마일을 가면 시가지가 끝나고 산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이에서 다시 15.3마일을 더 가면, 도로변에 꽂혀있는 Mile-marker 로 32.14 지점이 되면서, 왼쪽 편으로 화장실이 있는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주차한다.
Coldbrook Campground(Mile-marker 32.5)에는 0.4마일쯤 못 미친 곳이고, Crystal Lake Recreation Area 입구에는 약 7마일 못 미친, 해발고도 3,280‘인 지점이다.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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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