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시ㆍ시애틀중앙도서관 독서운동 MOU체결
▶ 기념 시낭송회서 김영호 시인 영어특강도

한국 구미시 남유진(가운데) 시장과 시애틀중앙도서관 마셀러스 터너(오른쪽에서 5번째)관장이 16일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한국 시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독서 도시로 꼽히는 시애틀과 한국이‘책 사랑’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지난 16일 낮 1시 시애틀 중앙도서관에서 경북 구미시와 미국의 대표적인 도서관으로 평가받는 시애틀 중앙도서관이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이색적이면서도 의미있는 행사가 펼쳐졌다. 한국과 미국 도시가 상호교류와 발전을 위해 자매결연을 맺는 경우는 흔하지만 한국의 지방자치 도시와 미국 도서관이 이 같은 교류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둘이 만난 동기가 다름아닌 ‘독서 장려’를 위해서이다.
지난 2006년이후 45만 시민들이 매년 한 권씩 책을 읽자는 ‘한 책 하나 구미운동’을 11년째 펼쳐온 구미시는 이 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시애틀 중앙도서관에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이다.
이날 MOU 에 서명한 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와 시애틀은 책사랑과 IT산업의 발전이라는 모양이 많이 닮았다”면서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양 도시가 더욱 책과 독서를 사랑하는 도시로 발전해나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구미시의 교류협력 제안에 선뜻 응한 마셀러스 터너 시애틀도서관장 역시 “한국 도시와 독서운동을 위한 협력을 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책을 쌓은 형상의 도서관 외양은 물론 소장 도서 규모에서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시애틀중앙도서관에서 박희옥씨 사회로 열린 이날 MOU체결식에서는 시애틀 한인 작가들이 출연하는 문학 행사까지 펼쳐져 의미를 더했다.
숭실대 영문과 교수 출신인 김영호 시인은 ‘한국시의 상징적 이미지’란 주제로 영어특강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김 시인은 “1947년 씌어진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에 친일 성향을 문제삼는 시각이 있지만 작품 내용을 분석하면 이 시는 광복 이후의 조국을 ‘국화’와 ‘누님’으로 상징화한 민족적이고 애국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윤동주 시인 사망 72주년이기도 했던 이날 열린 문학행사에서는 윤 시인의 <서시>를 남 시장이 한국어로, 터너 관장이 영어로 낭송했다. 또한 지소영ㆍ이경자ㆍ문창국ㆍ서정자씨가 ▲국화 옆에서(서정주) ▲꽃(김춘수) ▲우리가 물어 되어(강은교) ▲나룻배와 행인(한용운) 등 한국의 대표시를 낭송했다.
특히 오수연ㆍ신혜윤씨 등이 포함된 ‘보즈 현악4중주단’이 출연해 하이든의 현악 4중주곡과 영화 <여인의 향기> OST곡 등을 연주해 이날 행사를 한편의 멋진 문화 행사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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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