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해군· 공군 사관학교 동시 합격
공군사관생도 오빠 영향,사관생도 꿈 키워
수영도 재능… 뉴저지주 주니어 올림픽 출전
"내 자진만이 아닌 타인과 국가를 위해 사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가치 아닐까요"
한 곳도 들어가기 어렵다는 미 사관학교에 모두 합격한 한인 여학생이 있어 화제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뉴저지 이스트브런스윅 고교 12학년인 사라 박양. 박양은 최근 미 육군사관학교(USMA), 해군사관학교(USNA), 공군사관학교(USAFA)등 3개 사관학교 모두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고 갈 곳을 고민 중이다.
박 양이 사관학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공군사관학교에 재학 중인 5살 터울 오빠의 영향이 크다.
"사실 어린 시절에는 여느 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사관학교와 같은 특수 대학은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13살 때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한 오빠를 곁에서 지켜보며 나라를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매료됐습니다."
사관학교에 대한 꿈을 확고히 한 탓인지 박양은 학창시절부터 학교에 대한 조사와 준비가 철저했다.
지난 여름에는 3개 사관학교에서 실시하는 여름 세미나에 참가해 대학과정 4년간 배우는 것과 필요로 하는 자질, 졸업 후 진로 방향 등에 대해서 좀 더욱 심도 깊게 배우는 기회가 됐다.
박 양은 "사관학교라고 하면 막연히 남자들이나 할 수 있는 힘든 훈련을 하고 군대같을 것이란 생각을 하기 마련"이라며 "실제로 교육과정이나 졸업 후 진로 등을 살펴보면 훨씬 다양한 옵션들이 있고, 특히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실전 경험을 쌓고 곧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4월까지 선택의 시간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 후 파일럿이 되는 것이 꿈이다.
겉보기에는 마냥 여린 소녀 같지만 박양은 뉴저지주 주니어 올림픽까지 출전한 15년 경력의 베테랑 수영선수이다. 6살부터 취미로 시작했던 수영에 타고난 체력과 끈기, 재능이 더해져 고등학교까지 교내 수영팀에서 활동했고, 지난해에는 학교 수영팀내 최우수 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앞으로 사관학교에서 있을 체력 훈련들이 힘들지 않겠냐는 질문에 박양은 수줍게 웃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매일 새벽 5시 일어나서 아침에 수영 훈련하고 수업 후에는 재즈 앙상블에 교내 밴드에서 트럼보니스트로 활동하며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보냈지만 성적은 늘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어요. 10년 이상 단련된 체력과 정신력으로 사관학교 훈련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박양은 "내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치를 위해 노력하며 살자"(Strive not to be a success, but to be of value)라는 문구를 언제나 가슴에 새기고 살고 있다.
주말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습 키친'(soup kitchen)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가 하면 환경이 좋지 않은 동네의 어린이 병원에서 어린이들의 마음과 몸의 치유를 돕는 수영 강사로 활동하면서 나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과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 중이다.
박양은 "시골에서 자라 유학생으로 미국에 와 이민생활을 했지만 지금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사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삶은 언제나 어려움과 고난이 있지만 그러기에 그 어려운 삶을 이겨내고 원하는 바를 이뤘을 때 더욱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나라와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사관생도로서 진정 세상의 가치를 위한 미래를 설계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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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