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펌프업/ LI 베스페이지 11학년 엄수인 양

2016-11-21 (월)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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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 풀어가는 과정 재미있어요”

펌프업/ LI 베스페이지 11학년 엄수인 양
5학년때 이민, 영어스트레스 수학으로 해소
10.11학년 동시재학 '평균 99점' 1년앞서 졸업
한국일보 백상 장학생 수상

롱아일랜드 베스페이지 11학년에 재학 중인 엄수인(17•영어명 클로에)양의 장래 희망은 계리사(Actuary)가 되는 것이다.

수학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는 엄양은 복잡한 확률과 통계 등 수리적 방법을 적용시키는 계리사가 돼 수학을 평생의 업으로 살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엄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를 따라 뉴욕 롱아일랜드로 이민 왔다.
활달한 성격에 항상 친구들을 리드하며 앞장서는 것에 익숙했지만 미국에 와서는 낯선 언어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한동안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특히 한인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지역의 학교에 재학했기 때문에 막 한국에서 날아온 소녀가 적응하기에는 절대 만만한 곳이 아니였던 것이다.

엄양의 서툰 영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영어의 부담이 적은 수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수학에 큰 흥미를 갖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기초부터 하나하나 답을 알아가는 요령을 배우면서 학교에서 수학영재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자 말문도 트이고 친구들도 하나둘씩 생겼다.

“처음에 영어를 배우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반드시 답이 정해져있는 수학 문제처럼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반드시 해결책이 나온다는 믿음으로 힘든 과정을 무사히 넘겼던 것 같아요”
힘들었던 초등학교 시기를 훌륭하게 극복해낸 엄양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기 시작했다.

매번 거의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을 정도로 훌륭한 성적을 유지한 엄양은 사립인 홀리패밀리 중학교 졸업식에서도 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했다.
“선생님들의 추천을 받고 졸업식 연설자로 연단에 올라섰을 때 굉장히 뿌듯했어요. 어릴 때 이민 와 힘들었던 적도 많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연설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중학교 시절 탄탄히 기초를 쌓아놓았던 수학실력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만점을 놓친 적이 없었고 뉴욕주 리전트 수학 시험에서도 만점을 받았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월반에 성공, 10학년과 11학년을 동시에 재학하면서도 평균 99점의 성적을 거두며 동급생들보다 1년 앞서 졸업을 하게 됐다.

엄양이 다니는 베스페이지 고등학교에서 월반을 한 경우는 7년 전 이후 엄양이 처음으로 특히 아시안 학생은 처음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이처럼 훌륭한 성적으로 지난 11일에는 제31회 한국일보 백상 장학생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신의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한인학생들을 돕고 싶어 방학 때면 아름다운교회 방과후 학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내년 2월 예정된 대학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엄양은 요즘에는 방과 후 도서관에서 친구들의 수학 과외선생님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인생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힘든 이민생활 속에서도 저를 부족함 없이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하루빨리 보답하고 싶다”며 따뜻한 마음씨를 전한 엄양은 엄일홍, 엄연숙 부부의 1남2녀 중 막내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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