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특별기고]

2016-11-16 (수) 06: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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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즈음해 한인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

▶ 서대영 수석 부회장 하와이 한인회

[특별기고]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 밖 결과였다. 특히 그가 보여준 과거의 언행과 급진적인 공약으로 인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우려와 함께 출렁이고 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공약대로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초강경적인 이민과 보호 무역정책을 실행한다면 한인동포사회는 직,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예상 밖 결과였다는 성급한 결론은 그 동안 소외당한 백인계층의 힘과 결집력을 무시한 언론과 정치인들의 판단 착오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공화당 콘트롤 아래에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양당 정치체제 및 삼권분립에 따른 국가 권력구조가 뚜렷한 미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과격하고 다소 불합리한 정책에 대해서는 적절한 견제가 가능함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한인동포사회는 더욱 더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대로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배타적인 이민정책을 저지하고 대국의 지위를 이용한 일방적인 무역정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미의회에서 한인들을 비롯한 소수민족의 목소리를 우호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상하원의 양당의원들을 초당적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선거에 참여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의 풀뿌리 정당활동에도 참여하는 동포사회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바라건데 어떤 특정정당을 향해 한인사회 전체가 쏠리는 것이 아닌 각자 본인의 신념과 가치관의 선택을 통해 미국 2대 정당 (민주당과 공화당) 중 하나를 통해 적극적으로 민주주의 활동을 하는 한인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마땅히 맘에 드는 정당이 없다면 초당적으로 활동하며 먼저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서의 의정활동에 관심을 가지면 된다. 그러할 때 동포사회가 주류사회에서 점진적으로 신뢰도를 인정받고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시의회나 주 의회 입법공청회보다 지역주민회 (Neighborhood Board) 모임에 참석하는 것부터 시작 한다면 더 성숙한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한몫 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러한 다양한 동포들이 결집되어 한 목소리로 지역과 연방의회의 입법활동에 초당적으로 영향을 준다면 설사 정권이 바뀌더라도 동포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은 입법부를 통해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한 가지는 동포사회를 넘어 다른 소수민족과 긴밀한 관계를 엮어 나가야 한다. 특히 현재 우리가 우려하는 백인 우월주의와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과거에 많은 피해를 받았지만 정치력으로 이를 극복한 일본과 중국계의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은 우리가 겪는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동조자이며 미 주류사회를 좀 더 포용력 있는 사회로 만들어 나가는데 같이 노력하는 협력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그렇게 발전하는 한인동포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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