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인과 측근 정치인 중심…낮지만 가족 입각 가능성마저 언급
트럼프가 당선된 뒤에도 미국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할 수단 중 하나는 과연 그가 누구를 내각 구성원이나 다른 정부 고위직에 임용할 지다.
'패장'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달리 트럼프 진영에서는 누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 직위를 맡을 지에 대해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알려졌다 해도 기성 정치권과 동떨어진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재무장관 후보자로 거명되는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 스티븐 너친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금융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너친 가문 구성원이면서, 자신이 주도하는 사모투자회사를 만든 뒤에도 성공사례를 차곡차곡 쌓아 온 인물이다.
너친 이외에도 유명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트럼프 정부의 재무장관 자리를 차지할 인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보험회사 최고경영자 출신인 존 라이딩스 리가 보건장관 감으로, 석유재벌 해롤드 햄이 에너지장관 감으로 언급되는 점은 트럼프의 '오랜 친분을 가진 비교적 고령의 백인 남성'에 대한 선호도를 잘 보여준다. 보건장관으로는 당내 경선 패배 직후 트럼프 진영에 합류했던 신경외과 의사 출신 보수논객 벤 카슨도 언급되고 있다.
기성 정치인 출신 중에서는 트럼프를 굳건하게 지지했던 소수 인물들만이 기용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사람이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이다.공화당 경선 초기인 지난 2월부터 트럼프를 지지했던 크리스티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뉴저지 주 연방검사로 활동했으며, 법무장관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서 외교와 안보 분야 전략가 노릇을 했던 세션스 의원도 법무장관과 더불어 국무장관에 기용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상원에서 유일한 트럼프 지지자인 세션스 의원은 트럼프의 외교·안보 구상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을 구현할 최고의 인물로 꼽힌다.
국방장관에는 전당대회 찬조연설에 나선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거명된다. 그는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은 경선 사퇴감"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한 던컨 헌터(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국방장관으로 거론된다.
하원의원 중 최초로 트럼프 지지선언을 했던 크리스 콜린스(뉴욕) 하원의원과 더불어 데이빗 퍼듀(조지아) 상원의원은 상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의 가족 구성원 중에서 트럼프 내각의 장관이 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8월 플로리다 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내각에 여성을 참여시킬 수 있냐'는 질문에 "모든 이들이 (딸) 이방카를 입각시키라고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차남 에릭은 지난 7월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최고의 사람을 뽑아 책임을 맡긴다는 게 아버지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역협정 같은 최고의 협정을 할 때 (월가의 거물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나 월스트리트의 최고위 인사가 하면 왜 안 되는가"라며 "그들은 수백만,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이들인데다, 강하고 용의주도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도 역시 수차례 "자기 분야에서 가장 똑똑하고 성공적인 사람을 찾으려 한다"며 조각 기준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