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줄기세포 치료의 진상

2016-11-01 (화) 김용제 <안과 전문의>
크게 작게
줄기세포 하면 많은 불치병을 고치는 최신 의료법으로 알고들 있고 기대가 큰 나머지 화장품 광고에서까지 써먹고 있다.

줄기세포란 인체 내 어떤 조직으로든 발전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밀가루가 어떻게 요리되느냐에 따라 빵, 과자, 파스타, 피자 등등 다른 음식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에 비슷하다. 가장 기본적인 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된 세포로 아홉 달 후에는 수많은 조직체로 구성된 인간이 만들어진다. 이런 세포를 병이나 무슨이유로 파괴 손실된 우리 몸 안의 일정부분에 심어서 없어진 세포로 변해 잃었던 기능을 되찾는다는 것이 줄기세포에 관한 커다란 기대고 유혹인 것이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왔고 그 중에는 우리나라의 한 연구가의 허위 연구결과 발표로 부끄러운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그 많은 연구에도 불문하고 연구계나 의학계 그리고 정부기관이 인정하는 임상치료방법은 아직은 없다는 사실을 보통 대중은 잘 모르고 있다. 이론을 넘어 여러 가지 실제적 문제가 해결되고 유효한 결과가 어느 정도 확실한 치료방법이 생기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안과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황반변성이나 망막색소변성 같은 눈의 망막에 줄기세포를 심어 사라진 시각세포로 발전시키는 동물실험은 있으나 이런 병으로 실명된 사람 눈에서 이루어진 보고는 아직 없다. 그런데 실명된 눈을 줄기세포로 고친다는 클리닉이 여기저기 생겨났고 증명도 인정도 안된 이 치료행위를 규제할 법규는 없어 미국 안과학회가 이번 달에 이런 치료행위 에 대한 경고를 내논 정도이다.

녹내장으로 실명된 눈을 소문 듣고 중국에 가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수만달러가 든 치료를 받고 돌아와 조금의 효과도 못 보고 있는 환자를 필자는 돌보고 있다.

신경과계에서도 연구가 활발하나 위에 말한 안과의 경우와 비슷한 상태다. 풍으로 인해 다리와 언어의 장애를 갖고 사는 필자의 지인은 소문따라 한국에 나가 거액의 줄기세포치료를 받고와서도 장애는 여전한 상태로 있다.

그들이 받았다는 치료는 손상된 조직체 부분에 줄기세포를 수술로 심는게 아니고 혈액이나 척수액에 주사를 했다는데 사방으로 빨리 흘러퍼지는 액에 주입된 세포들이 필요한 장소에 얼마나 확실히 정착이 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아직 연구단계에 있는 치료법에 연구대상으로 자신을 제공하는건 좋으나 거액을 내고 치료효과를 바라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의학계는 경고하고 있다.

<김용제 <안과 전문의>>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