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 [로이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에 진출한 LA 다저스가 투수 한 명을 더 늘릴 계획을 밝힌 가운데, 엔트리 탈락 위기의 김혜성(26)이 극적으로 잔류할 가능성이 생겼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김혜성의 NLCS 로스터 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한 매체는 김혜성이 벤치에 있을 때 팀에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또 다음 라운드(NLCS)에서는 어떻게 활용할지 물었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분명히 많은 가치를 지닌 선수다. 그는 유격수, 2루수에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고 좌타자로서 주루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는 우리 팀에 소중한 선수이며, 다음 시리즈 로스터가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분명히 논의 대상이다"라고 답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혜성은 백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주자와 대수비로 주로 활약하면서 정규시즌 71경기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99를 마크했다.
그 탓에 다저스가 1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음에도 엔트리 구성에 있어 가장 뒷순위로 분류됐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디비전 시리즈(DS) 모두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5경기 연속 미출전에 그쳤다. 지난 8일 NLDS 3차전에서는 많은 교체에도 다저스 야수 중 유일하게 경기에 뛰지 못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NLDS 4차전에서 마침내 첫 메이저리그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양 팀이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토미 에드먼의 대주자로 출전했다. 맥스 먼시의 안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향했고, 앤디 파헤스의 땅볼 타구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때 필라델피아 포수 J.T.리얼무토의 주루 방해로 홈플레이트를 한 번에 밟지 못했으나, 곧바로 돌아와 다시 발을 찍는 침착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2번의 시리즈 6번의 경기에서 대주자 1득점이 전부였기에 NLCS 엔트리에 포함될지는 불확실했다. 그 와중에 12일 오전 미국 매체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다저스 담당 기자 빌 플렁킷은 자신의 SNS에 "다저스가 NLCS에서 로스터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 한 명을 추가하고 김혜성이나 저스틴 딘 중 야수 한 명을 빼는 것이 유력하다. 다저스는 NLDS에서 오타니 포함 11명의 투수를 기용했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올 시즌 내내 불펜 불안에 시달렸다. 급기야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자원인 사사키 로키를 마무리 투수로 돌렸다. 설상가상으로 필승조 태너 스콧이 NLDS 훈련 도중 하체에 생긴 종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이탈했다.
또한 NLCS에서 만날 밀워키 브루어스가 탄탄한 수비와 마운드가 강점이라는 점도 투수를 추가할 이유가 됐다. 이날 밀워키는 홈에서 열린 NLDS 5차전에서 시카고 컵스를 3-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7년 만의 NLCS 진출을 확정했다. 공교롭게도 7년 전 NLCS에서 밀워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좌절시킨 것이 다저스였다. 그리고 다저스는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밀워키가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간다. 14일부터 7전 4선승제로 열리는 NLCS를 위해 다저스는 밀워키의 홈구장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로 이동한다. 그 비행기에 '슈퍼 백업' 김혜성이 타고 있을지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