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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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중 가장 무서운 ‘소세포 폐암’

2016-11-01 (화) 차민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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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포 폐암’(small cell lung cancer)이란 말을 혹시 들어 보았는가?폐암이면 그냥 폐암이지 소세포 폐암은 도대체 무엇인가?미국 내에서 폐암은 전체 암 사망의 30%(1위)를 차지한다. 폐암은 한 가지 종류가 아니고, 4가지 종류의 암이다.

즉 편평상피암(Squamous cell carcinoma), 선세포암(Adenocarcinoma), 대세포암(Large cell carcinoma), 소세포암(Small cell carcinoma)으로 나뉜다.

소세포 폐암은 전체 폐암의 15%를 차지하는데 ‘작은 세포’라는 뜻의 ‘소(小) 세포암’은 그 이름이 주는 귀여운(?) 이미지와는 달리 폐암 중에서 가장 무서운 폐암이다.


이 소세포 폐암은 우리가 보통 무서워하는 췌장암만큼 무서운 암이다.

왜냐하면 발견될 때 대부분의 경우 이내 전신에 퍼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즉, 암 4기에 해당한다.) 운 좋게 아주 작은 부위만 국한되어 일찍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치료를 잘 해도 평균수명은 18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5년 생존율은 12~25% 정도이다.)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이미 퍼진 상태로 발견되므로 치료를 잘해도 평균 7개월 정도밖에 살 수 없다.(5년 사는 경우는 2% 이하이다.)소세포 폐암의 원인은 95% 이상 담배 때문이다. 증세는 기침, 피로, 기침시 약간의 각혈이 보이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평소에 담배를 피우므로 가벼운 기침은 늘 있던 증세라서 기관지염 정도로 생각하고 무시하기 쉽다.

좀 더 진행되면 가슴 통증이 생기고 각혈, 호흡이 곤란해지는데 벌써 이때는 전신에 퍼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외에도 목이 쉰다든지, 어깨가 아파지고 팔에 힘이 없어지며 한쪽 눈이 갑자기 처지는 Horner 증후군 등의 증세가 생기기도 한다.

또 뇌, 폐, 간 등으로 전이가 빨리 생긴다. 환자는 증세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으니 참으로 기막힐 노릇이다.

그리고 치료를 잘 해도 평균 7개월 정도 밖에 못 산다는 말을 듣게 된다.(환자들이 “폐암 크기가 2~3cm밖에 안 되는데, 왜 그것밖에 못 사느냐”고 물어오면 참으로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이 때 왜 지금까지 담배를 계속 피워왔는지를 후회한다. 치료는 화학요법(Chemotheraphy)이 주 요법이고, 방사선 치료가 보조 요법이다. 아무리 작은 소세포 암이라도 이미 전신에 퍼진 것으로 간주하므로 수술은 거의 하지 않는다.

25년 전 필자가 레지던트 당시에 40세 남자 환자가 입원해서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달 만에 사망하고 전 가족이 비통해 하던 것을 보고 참으로 안타까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 무려 25년이 지나 전체 암치료에는 대단한 발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세포 암은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다.

그러므로 아직 담배를 피우는 분들에게는 담배를 빨리 끊기를 권하는 바이다. 또한 가벼운 기침이라 하더라도 담배를 피우는 분들은 의사를 찾아서 꼭 검진을 받기를 바란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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