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에 아첨 미 정치역사상 전례 없어” 맹공

17일 워싱턴DC의 벤자민 바네커 고등학교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조작' 주장에 대해 "전례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방미 중인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 평생 현대 정치역사에서 선거 시스템을 부정하고, 또 투표가 있기도 전에 선거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는 대선 후보를 본 적이 없다"면서 "그 선거조작 주장도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징징거리기 시작하느냐? 일이 잘 안 풀리고 또 패배하면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기 시작하는 것이냐?"면서 "그래서 당신은 이 자리(대통령)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제 그만 징징거리고 현장에 나가 당신의 주장을 펼쳐 보이며 표를 얻기를 트럼프에게 충고한다"고 덧붙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밀리는 트럼프는 현재 막판 지지층 결집 및 판세 뒤집기를 위해 '선거조작 프레임'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트위터에서 "이번 선거는 사기꾼 힐러리를 미는 부정직하고 왜곡된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 많은 투표소에서도 그렇다(조작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17일에도 트위터에서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투표 사기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공화당 지도부는 왜 지금 일어나는 일(선거조작)들을 믿지 않나? 순진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17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장의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취하는 데 대해서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에 대한 트럼프의 지속적인 아첨과 그가 푸틴의 정책 및 접근법을 모델 삼으려는 방식은 미 정치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트럼프 행태에 나는 거의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이보다는 역사적으로 반(反)러시아 태도를 취해 온 공화당 관리들이 푸틴과 러시아에 우호적인 그런 트럼프를 지지하는 게 더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