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억원 후원금 알려지자 “해고하라” 압박…YC회장 “나도 反트럼프”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겸 억만장자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트럼프에게 125만 달러(14억 1천300만 원)의 후원금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리콘밸리가 부글거리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17일 "틸이 거액의 후원금을 낸 사실이 알려진 지난 일요일, 실리콘밸리는 그를 비난하고 그가 파트너로 있는 스타트업 투자사인 Y컴비네이터(YC)에 그를 해고하라는 압박까지 넣고 있다"고 전했다.
틸은 실리콘밸리에서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트럼프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사로 초청돼 찬조 연설까지 했다.
그는 당시 연설에서 "번영을 누리는 실리콘밸리에만 있으면 미국이 잘못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미국의 경제적 고통을 알지 못한다"면서 "미국은 전반적인 개조가 필요하며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틸이 다양한 친 트럼프 슈퍼팩(정치자금위원회)를 통하거나 트럼프 캠프에 직접 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125만 달러를 후원했다고 보도했다.세계에서 가장 트레픽이 많은 웹사이트 가운데 하나인 레딧의 전 임시 CEO를 지낸 엘렌 파오 프로젝트 인클루드 대표는 "흑인, 멕시칸, 아시안, 무슬림, 그리고 유대인과 여성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은 정치적 언사를 넘어선 것이며 분노와 폭력을 촉발할 뿐"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잘못"이라며 프로젝트 인클루드는 Y컴비네이터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픈소스 웹 프레임워크인 루비온레일스의 창업자 데이비드 한손은 트위터에 "(YC가) 틸을 해고하는 것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어떤 종업원을 해고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YC에 틸과 단절할 것을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YC의 샘 알트먼 사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힐러리를 지지한다"면서 "나와 가까운 사람 중에 트럼프 지지자는 우리 엄마와 피터 틸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다만, "피터 틸은 YC의 파트타임 파트너일 뿐이며, YC의 운영에 어떤 표결권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와의 관계를 단절하라는 것은 또 다른 위험한 방법"이라며 그의 사퇴 요구에는 난색을 표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실리콘밸리라면 틸의 다양성도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합뉴스>